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12개월 예상 영업이익 변화를 측정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거나, 전월과 비교하는 것이다. 지금은 전월, 전 분기 대비 이익이 증가하는 섹터에 투자할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익 느는데 덜오른 섹터 1순위는 '반도체'
7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유가증권시장 12개월 예상 영업이익은 지난해 5월과 비교해 5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고점을 찍은 뒤 6월부터 증가세가 둔화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가 5월 고점을 찍었다는 의미다.

다만 전월 대비로 비교하면 여전히 이익 전망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12개월 예상 영업이익은 6월에도 5월 대비 늘어났다. 13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주식전략팀장은 “주가 측면에서는 이익 사이클(전년 동기 대비 이익 증가율)보다는 이익 모멘텀(전월 대비 이익 증가율)이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이런 국면에서는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한 업종이 주가 상승률도 높았다. 이익 사이클이 정점을 찍은 상황에서 이익 모멘텀이 남아 있는 업종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2021년 2~3분기 두 분기 연속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반도체, 소프트웨어, 운송, 건설, 필수소비재, 미디어 등이었다.

대부분 업종의 주가에는 이런 이익 증가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상태다. 지난 4일 기준 코스피지수가 연초 대비 13% 상승하는 동안 이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한 섹터는 반도체(2.6%)와 필수소비재(8.3%)밖에 없었다. 이들 섹터는 아직 저평가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반도체는 유가증권시장 내 시가총액 비중이 27%로 역사적인 저점 수준으로 낮아졌다. 반면 영업이익 비중은 1분기 18%로 저점을 찍은 후 2분기 26%, 3분기 31%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쟁사인 대만 TSMC 대비 삼성전자 시가총액 비중도 73%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반면 TSMC 대비 삼성전자 순이익 비중은 올해 3분기 167%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팀장은 “반도체 시가총액이 유가증권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반면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중 확대가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