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신호탄에도 신흥시장 주식이 고전하는 이유 -JP모간
JP모간이 경기순환주가 강세를 보이는 글로벌 경기 회복기엔 신흥 시장(EM)보다 유럽이 더 높은 수익률을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흥 시장은 경기가 회복기를 지나 팽창기에 들어섰을 때 더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간의 가브리엘라 산토스 전략가는 지난 2일 보고서에서 “EM이 경기순환주 강세기에 큰 성과를 내지 못하는 건 앞으로도 자연스러운 현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토스 전략가는 전통적으로 경기 회복기에 강세를 보이던 EM이 최근 글로벌 경기 회복 양상에선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세계가 회복하던 2009년, EM 자산 가격은 79% 상승해 선진국 시장(DM)인 미국(33%)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올해 EM 자산의 상승률은 7%에 그쳐 미국(10%)에 뒤처지고 있다.

산토스 전략가는 이런 현상에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는 코로나 팬데믹 위기 양상이 국가 별로 다르다는 것이다. 동남아시아, 남미의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올해 2분기 코로나19의 대규모 재확산으로 경제 활동의 제약을 겪고 있다. 백신 접종 속도도 느리다. 결과적으로 경기 회복기에 접어든 유럽에 비해 이들 국가의 경기순환주들은 약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이다.

두 번째, 최근 10년 사이 EM 시장의 성격이 급변했다는 점이다. EM 시장은 이제 경기순환주 시장이 아닌 성장주 시장이란 얘기다. 기술주 등 성장주가 많은 중국, 한국, 대만이 전체 EM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전 43%에서 현재 65%까지 증가했다. 반면 경기순환주가 EM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전 63%에서 현재 44%로 감소했다.

산토스 전략가는 지금과 같은 경기 회복기 초기는 EM 시장에 좋지 않은 시기라고 밝혔다. 경기 회복기에 경기민감주에 투자하려는 이들에게 EM 시장보다는 유럽 시장이 더 좋은 수익률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EM 시장은 경기 회복기 초기가 지나가고 본격 팽창기에 접어들면 기술 혁신이나 아시아 중산층의 성장 등으로 인해 강력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임지우 인턴·김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