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7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국과 러시아 등 비(非)OPEC 10개 산유국 연합체인 'OPEC 플러스'(OPEC+)가 지난 회의에서 정한 감산 완화 방침을 7월까지 유지하기로 하면서다.

앞서 OPEC+는 지난 회의에서 5월부터 3개월에 걸쳐 기존에 합의한 감산 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식으로 산유량을 점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자발적으로 맡은 하루 100만 배럴 규모의 감산량을 점차 줄이기로 했다. 5월에는 하루 60만 배럴(OPEC+ 35만 배럴과 사우디 25만 배럴), 6월에는 70만 배럴(OPEC+ 35만 배럴과 사우디 35만 배럴), 7월에는 88만1000 배럴(OPEC+ 44만1000 배럴과 사우디 40만 배럴)을 각각 증산하기로 했다. 5∼7월 OPEC+의 하루 증산 규모는 218만1000 배럴이다.
자료=UBS
자료=UBS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는 내년에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75달러에 이르는 등 유가가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그 이유는 이렇다.

1.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모빌리티(이동수단)의 정상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따라서 에너지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지난 1월 백신 접종이 더뎠던 유럽연합(EU) 국가들도 최근에는 주 평균 2000만명이 휴가를 떠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인구의 약 40%가 이미 1차 백신 접종을 마쳤다. 관광업이 정상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휘발유 수요는 올 여름 다년중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석유 수요는 2019년 수준을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2. 미국 셰일 생산자들이 공급을 빠르게 늘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유가 상승 시기에 미 셰일업체들은 시추를 늘릴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유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상황이 악화하자 셰일업체 주주들은 설비 투자에 보수적으로 돌아섰다.

3. 석유 메이저들이 시추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셰브런은 지난달 탄소배출 목표를 엄격하게 조정했다. 네덜란드 법원은 로열더치셸에 현재 목표보다 더 빠르게 탄소배출량을 줄이라고 요구했다. 대신 석유 메이저들은 조금씩 재생 에너지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리=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