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주가가 오랜만에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리츠 주가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실물경제가 위축되며 약세를 보였지만 최근 경기 활성화 기대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호텔 등의 자산을 담은 리츠의 상승률이 돋보인다.

다만 증권가에선 경제 회복을 감안한 매수라면 임대수익 상승 여력이 제한된 한국보다는 미국 리츠가 더 유망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 리츠 중에서는 자산 추가 편입을 통해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종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물경제 기지개"…'코피' 봤던 리츠 급등

○경제 반등하나…리츠에 시선 집중

2일 모두투어리츠는 12.21% 오른 48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이후 상승률은 43.24%에 달한다. 모두투어리츠는 호텔을 주요 자산으로 삼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관광객이 뚝 끊기면서 주가가 지난해 3월 이후 1년 동안 제대로 된 상승 없이 횡보했다.

4월 이후 크게 오른 리츠는 경제 정상화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이었다. 주유소를 주요 자산으로 갖고 있는 코람코에너지리츠는 21.81% 올랐고, 대형마트를 기초자산으로 한 롯데리츠는 18.43% 상승했다. 오피스 관련 리츠가 그 뒤를 이었다. 신한알파리츠는 같은 기간 15.14% 상승했고,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14.20% 올랐다.

리츠는 코로나19 상승장에서 철저히 소외됐다.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이 주요 투자 포인트지만 급등장에서는 주가 수익률이 높은 종목이 많아 외면받았다. 경제 재개가 불확실해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모두투어리츠는 지난해 보유 중인 호텔을 상대로 임대료 납부를 유예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며 호텔 등 실물경제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에 급등하고 있다. 그동안 주가가 오르지 못한 종목도 적지 않아 저평가 매력이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김상진 한국리츠협회 연구원은 “지난해 성장주들이 상승하면서 리츠가 소외당했지만 최근 그 갭을 메우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큰 피해를 본 호텔, 리테일 관련 리츠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리츠도 유망

국내 리츠는 중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섹터별로 접근하기보다는 우량 자산을 담고 있는지가 판별 기준이 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향후 유상증자를 통해 리츠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인지도 관건이다.

홍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츠는 배당에서도 수익을 얻지만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도 상당하기 때문에 추가 자산을 편입해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느냐를 따져야 한다”며 “신한알파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롯데리츠는 과거 유상증자를 통해 신규 자산을 편입하며 가치를 높여온 만큼 장기적인 투자 매력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리츠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기 회복을 근거로 리츠주에 투자하고 싶다면 한국보다 미국 리츠가 더 유망하다는 사람도 있다. 한국의 경우 롯데리츠처럼 약 10년 동안의 계약을 미리 해놓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변하는 임대 수익을 반영하기 어려운 탓이다. 다양한 자산을 갖고 있는 미국의 리츠 상품은 시장 상황을 즉시 반영할 수 있는 구조다.

홍 연구원은 “미국 리츠는 수백 개의 자산을 갖고 있는 리츠도 많아 매주 임대차가 도래하며 주 단위로 수익률 상승이 반영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홍 연구원은 미국의 쇼핑센터, 호텔리츠 등을 추천했다. 많은 쇼핑센터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브릭스모어프로퍼티그룹(BRX), 호텔리츠인 파크호텔스앤드리조트(PK) 등이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