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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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째 박스권에서 맴돌던 현대자동차 주가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가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크게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상원의회서 전기차 보조금 관련 법안이 통과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8일 현대차는 5.22% 오른 23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애플과 협력 소식으로 지난 1월11일 28만9000원까지 올랐다가 하락을 거듭하면서 4개월째 박스권에서 맴돌았다.

이날 주가가 크게 반등하고 있는 이유는 현대차 주가를 짓눌러왔던 반도체 쇼티지(부족) 문제해소 시기가 가시화되면서다.

TSMC는 최근 올해 차량용 반도체 핵심 부품인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생산을 지난해보다 60%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TSMC 측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생산량보다 30% 늘어난 수치"라며 "글로벌 완성체 업체들을 돕기 위한 유례없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드디어 반등 시작한 현대차 주가…"반도체 쇼티지 끝이 보인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반도체 부족 때문에 멈췄던 전 세계 공장들을 곧 재가동한다고 발표한 점도 기대감을 높였다.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부족 사태 직격탄을 맞은 2분기 실적이 올해 중 가장 안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베라 CEO는 GM이 올해 세전 100억~110억달러 (약 11조2000억~12조3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올 하반기부터 반도체 부족 문제가 해소되면 대기하고 있는 자동차 수요를 본격적으로 소화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반도체 업체들은 차량용 제품 생산 계획을 크게 줄이고 모바일·PC·가전제품용 반도체 생산 계획을 늘려잡았다. 지난해말부터 글로벌 차량 수요가 급격히 회복된 이후 반도체 쇼티지 사태가 지속돼온 이유다. 자동차 업체는 반도체 물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해왔지만 공정을 전환하는 데는 6개월 가량이 걸린다.

미 상원 재무위원회가 27일(현지시간) 전기차 보조금을 상향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킨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이 50%를 넘길 때 까지 대당 7500달러의 보조금(세액 공제)을 지급하는 데 더해 미국서 최종적으로 조립이 이뤄진 전기차에 대해서는 추가로 2500달러의 세액공제를, 사내 노조가 있는 경우 추가로 2500달러를 적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미 하원의 동의를 받아야하지만 미국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차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