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 분석

올해 순이익 1조원 이상 전망
증권업계 사상 최대 규모 가능성

IPO 앞둔 카카오뱅크의 2대 주주
상장 후 추가적인 이익 발생할 듯
모든 면에서 뛰어난 사람이 존재할 수 있을까? 잘생기고 큰 키에 공부는 물론 운동도 잘하고 성격까지 좋은, 소위 ‘엄친아’ 같은 사람 말이다. 세상에 흔하디흔한 게 엄마 친구 아들이라지만, 막상 위 조건을 다 갖춘 엄친아를 찾기는 쉽지 않다. 모든 면에서 뛰어나기만큼 어려운 것도 없기 때문이다.
IB·트레이딩·브로커리지…모든 실적 뛰어난 '엄친아 금융사'

증권업계에는 그 어려운 엄친아에 가까운 회사가 있다. 한국금융지주다.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증권사 한국투자증권을 핵심 계열사로 두고 있으며, 이외에도 벤처캐피털, 자산운용, 부동산신탁, PE 등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한국금융지주가 엄친아에 가깝다고 보는 이유는 금융지주를 구성하는 계열사 대부분이 매우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지주의 자회사 및 손자회사 중 자기자본이 1000억원을 넘는 회사는 6곳인데, 이 중 5곳의 2020년 자기자본이익률(ROE·당기순이익/자기자본)이 10%를 넘는다. 작년 자회사 실적이 좋았던 만큼 한국금융지주의 연결 ROE도 16.2%를 기록했는데, 이는 업계 평균(9.1%)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한국금융지주의 높은 수익성에 가장 크게 기여한 계열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금융지주 계열사들이 고루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투자증권 또한 여러 부문이 고루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분기순이익(3506억원)을 기록하기도 한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은행(IB), 트레이딩, 브로커리지 부문의 실적이 모두 가파르게 개선됐다.

IB 부문은 SK바이오사이언스, SK IET 등 굵직한 IPO 딜에서 좋은 성과를 보였으며, 최근에는 부동산PF 중심으로 수익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발행어음사업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만큼 업계 최대 수준의 잔액(8조4000억원)과 수익을 나타내고 있다. 브로커리지 부문도 최근 동학개미 운동에 발맞춰 양호한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 외에 저축은행, 캐피털 등도 매년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벤처캐피털(한국투자파트너스)의 선전이 기대된다. 주식시장 IPO 열풍과 스타트업 투자 수요 증가, 모험자본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으로 벤처캐피털업계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벤처캐피털업계 내 독보적 1위 기업이다. 작년 ROE 13.8%의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더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금융지주의 올해 지배순이익이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1조1629억원, 전년 대비 34.7% 증가, ROE 18.9%)한다. 예상이 적중한다면 한국금융지주는 올해 역대 최대인 동시에 증권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이익을 기록하게 된다. 게다가 지난 1분기 지배순이익(4018억원) 규모를 생각하면, 이런 전망치가 과도하게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카카오뱅크(지분율 31.7%)는 한국금융지주에 있어 +α 요인이다. 한국금융지주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인터넷은행의 2대 주주인 만큼 디지털 자산관리 분야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카카오뱅크 플랫폼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카카오뱅크는 올해 하반기 IPO를 할 예정으로, 상장 시 추가로 회계적 이익(지분법처분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IB·트레이딩·브로커리지…모든 실적 뛰어난 '엄친아 금융사'

한국금융지주 주가는 코로나19 이후 상승했지만, 양호한 실적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앞서 언급한 올해 예상 지배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5.2배에 불과하다. 여기에 카카오뱅크 IPO 이후 발생할 지분법처분이익까지 더하면 PER은 더 낮아질 수도 있다. 이는 이 회사뿐만 아니라 증권업종 기업들이 지닌 공통적인 문제인데, 금리 상승 및 주식시장 조정에 대한 우려가 주가를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호한 실적이 발표될 때마다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면서 주가도 재평가될 전망이다.

정준섭 < NH투자증권 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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