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평가절상 통해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충격 완화 제안도
인민은행 수뇌부는 "당분간 현행 제도 변화 없다" 제동
中인민은행 내부서 "위안화 환율 시장 맡기자" 의견 잇따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내부에서 위안화 환율을 시장의 흐름에 맡겨두자는 제안이 잇따라 나왔다.

이런 제안이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자 인민은행 수뇌부가 직접 나서 환율을 일정 범위 안에서 묶는 현행 '관리변동환율제'를 당분간 고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관련 논의 진행에 일단 제동을 걸고 나섰다.

24일 신랑재경(新浪財經) 등에 따르면 저우청쥔(周誠君) 인민은행 금융연구소 소장은 지난 19일 열린 학술 행사 '모간산(莫干山) 회의' 발표 논문에서 위안화가 미국 달러화나 유럽연합(EU) 유로화처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화폐가 되려면 위안화 환율 형성을 전적으로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저우 소장은 "위안화가 국제화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위안화 환율을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최종적으로 환율 (관리) 목표를 포기해야 한다"며 "위안화 환율은 전 세계 시장 주체들의 위안화에 대한 선호도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기대와 거래에 따라 형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민은행 내부에서 유사한 취지의 주장이 이어졌다.

뤼진중(呂進中) 인민은행 상하이총부 조사연구부 주임은 인민은행이 격주로 발행하는 금융 전문 학술지 중국금융 최신호 기고문에서 중국이 시장 흐름에 맡겨 위안화 평가절상을 추가로 용인함으로써 가격이 급등한 국제 원자재 가격 수입 충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해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인민은행 간부들이 공개적으로 '환율 자유화' 제안을 하면서 일각에서는 중국 중앙은행이 환율 정책 변화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그렇지만 인민은행은 당분간 현행 환율 제도에 변화를 주지는 않겠다면서 '환율 자유화' 내지는 급속한 위안화 추가 절상 가능성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류궈창(劉國强) 인민은행 부행장은 전날 홈페이지 올린 성명에서 "시장 수급의 기초 위에서 바스켓 통화 요인을 고려해 조절하는 관리변동환율제는 현재에도 그리고 향후 일정 시간 중국에 적합한 환율 제도"라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류 부행장의 발언을 두고 "위안화가 다른 통화 대비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일축한 것"이라며 "중국 중앙은행은 환율 통제를 완화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 2015년부터 현행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했다.

인민은행은 달러화와 유로화 등 주요 외화로 구성된 바스켓의 움직임을 기본 바탕으로 해 매일 오전 기준 환율 성격의 '중간 환율'을 고시한다.

중국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고시 환율의 상하 2%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

중국은 위안화 거래 기준환율을 정할 때 이른바 '경기대응요소'(counter-cyclical factor)라는 것도 반영한다.

위안화 가치평가 바스켓에 담기는 다른 통화들의 움직임뿐 아니라 당국의 주관적 판단에 따른 조정도 추가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중국은 외환 시장 직접 개입, 자본 유출입 통제·완화 등 위안화 환율을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 수단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 미중 무역전쟁의 주요 고비 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초기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는 위안화 약세 현상이 나타나면서 미중 간 추가 마찰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달러화 약세 추세와 중국의 선제적 경기 회복 등의 영향으로 현재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2018년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인민은행은 24일 달러 대비 위안화 중간 환율을 6.4408위안으로 고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