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들이 오랜 침묵을 깨고 상장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증시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리츠를 비롯한 배당주 투자심리가 살아나자 서둘러 증시 입성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하반기에만 5개가 넘는 리츠가 연이어 상장할 전망이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디앤디는 ‘디앤디플랫폼리츠’에 대한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를 마무리했다. 연기금을 비롯한 국내 여러 기관투자가로부터 1370억원을 투자받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했다.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투자 의사를 보인 덕분에 당초 계획(800억원)보다 많은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SK디앤디는 이 기세를 몰아 오는 8월 국내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3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다. 계획대로 증시에 발을 들인다면 올해 첫 번째 상장 리츠가 될 전망이다.

상장 일정을 미뤘던 리츠들도 다시 증시 진입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지난해 7월 일반 청약을 앞두고 상장 계획을 철회한 ‘마스턴프리미어리츠’의 IPO를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이 운용사는 기존 리츠 자산인 프랑스 ‘크리스털파크빌딩’을 담은 펀드 수익증권 외에도 국내 부동산을 추가로 편입해 리츠 몸집을 더 키우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서부티앤디도 리츠 상장 준비를 재개했다.

이들 외에도 여러 리츠가 하반기 줄줄이 증시로 몰려들 예정이다. SK그룹이 서울 종로구에 있는 본사 사옥인 서린빌딩과 SK에너지 주유소 100여 곳을 담은 리츠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진행 중인 1500억원 규모 프리IPO를 끝마치는 대로 상장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NH리츠운용도 비슷한 시기에 경기 성남 분당스퀘어와 서울·수원 엠디엠타워, 경기 이천 도지물류센터를 담은 ‘NH올원리츠’를 상장할 예정이다.

김진성/윤아영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