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란의 경제한끼'는 내 자산을 지키는 든든한 한 끼 같은 인터뷰 콘텐츠입니다. 한국경제 유튜브 채널에서 먼저 만날 수 있습니다.
글로벌 해운업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지금까지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세가 가팔랐다면 이제부터는 벌크선 운임이 본격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17일 유튜브채널 한국경제의 ‘허란의 경제한끼’에 출연해 “컨테이너선사가 발주한 배는 2023년에 가서야 운항을 시작할 것”이라며 “해상운임 강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해상운임 상승을 주도한 선종은 완성품을 싣는 컨테이너선이다. 지난 1분기 컨테이너선 운임은 전년 대비 385% 급상승했다. 엄 연구위원은 “컨테이너선 운임은 우상향을 지속하기 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벌크선 운임은 하반기 본격 상승할 전망이다. 농산물 철광석 등 원자재 수송 수요가 증가하면서 벌크선 운임(발틱운임지수•BDI)은 임계치인 3000포인트를 넘어섰다.
엄 연구위원은 “하반기 벌크선 운임지수의 새로운 고점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수년간 구조조정을 겪은 벌크선은 컨테이너선과 달리 발주를 늘리지 않아 2023년이 돼도 인도될 배가 없어 공급부족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박시장 공급과 화물간 수급 불균형으로 구조적인 운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해운사 4곳 가운데 벌크선사는 팬오션과 대한해운이다. 벌크선 업황이 2007년 고점을 찍은 이후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팬오션은 하림그룹, 대한해운은 SM그룹으로 각각 편입됐다.
두 회사의 운영 방식은 대조적이다. 대한해운은 시황에 영향을 덜 받는 안정적인 운임 구조이며, 벌크선 외에 유조선, LNG선으로 선박을 확대하고 있다. 팬오션은 범양상선 때부터 전통 드라이 벌크선 강자로 시장 운임에 실적이 강하게 연동돼 있어 벌크선 운임 상승의 수혜를 더 크게 볼 전망이다.
HMM(옛 현대상선)은 글로벌 7위 컨테이너선사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시장점유율을 1.9%에서 3%로 끌어올렸다. 최근엔 1만3000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선박 12척 추가 발주를 발표했다.
하지만 HMM은 상장 주식수의 두 배가 넘는 전환사채(CB) 물량이 주가 희석 요인으로 꼽힌다. 엄 연구위원은 “CB 물량의 절반 가량만 주식으로 전환돼도 주가가 50%가량 희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SS해운은 LPG 운송선 탱커를 운영하고 있다. 수소에너지 시장 확대로 LPG 운송시장이 커질 경우 KSS해운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엄 연구위원의 국내 해운사 4곳 가운데 최선호 종목으로 팬오션을 꼽았다. 그는 “컨테이너선 업황보다 벌크선 업황이 더 길게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팬오션은 운임 상승세 지속성과 저평가라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충족시킨다”고 설명했다.
팬오션 목표가로는 9000원을 제시했다. 그는 “6월 중국의 철강재 생산량 감축으로 대형선 운임선물이 조정을 받는다면 매수 기회”라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이 HMM(옛 현대상선) 주가 급등에 힘입어 올 1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기록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올 1분기 1조4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4000억원 적자를 냈던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단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면서 심지어 역대 최고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최근 초호황을 맞이한 국내 조선·해운업 덕분으로 풀이된다.HMM은 올 들어 글로벌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주가도 네 배가량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산은은 HMM 전환사채 300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가치만 2조~3조원이 넘는다는 분석이다. 올 1분기에 HMM 평가이익 등 비이자이익으로 반영된 금액은 9000억원으로, 산은이 조(兆) 단위 분기 순이익을 낼 수 있었던 일등공신으로 꼽혔다.‘미운 오리새끼’였던 대우조선해양도 올 들어 ‘백조’로 부활하면서 실적 개선에 한몫했다. 지난해 주가 급락으로 손상차손으로만 9000억원을 떨어냈지만 올 들어 오히려 평가이익(500억원)으로 전환됐다. 여기에다 지난해 저유가로 막대한 흑자를 낸 한국전력으로부터 3000억원가량의 배당금을 받은 점도 도움이 됐다.이런 이유로 금감원은 이날 국내 은행의 1분기 영업실적을 공개하면서 이례적으로 모든 항목별로 산은 영향을 제외한 수치를 내놓기도 했다. 실제 산은을 제외한 다른 국내 은행의 순이익 합계는 4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고작 5000억원 늘었지만 산은이 홀로 1조4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증가폭만 1조8000억원에 달했다. 국내 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각각 0.73%, 9.70%로 전년 대비 큰 폭(0.27%포인트, 3.46%포인트)으로 상승했지만 산은을 제외한 18개 은행 기준으로는 ROA 0.59%, ROE 8.42%로 각각 0.02%포인트, 0.44%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산은 관계자는 “이달 말 알리오(공공기관 경영공시 사이트)를 통해 공식적으로 1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롯데가 투자하고 육성한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벤처캐피털 평가 기준)가 지난달 기준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2016년 2월 롯데그룹 벤처캐피털(VC) 롯데액셀러레이터를 설립하고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엘캠프’를 운영한 지 약 5년 만이다.엘캠프 1~7기, 엘캠프 부산 1~2기까지 총 119개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는 지난달 기준 1조62억원을 기록했다. 엘캠프 입주 전(3070억원) 기업가치보다 약 세 배로 높아졌다. 고용인원도 768명에서 1382명으로 두 배가량으로 늘었다.엘캠프에 선발된 기업에는 초기 투자금과 사무공간, 법률 및 회계 등의 경영지원, 분야별 전문가 멘토링 등이 제공된다. 롯데액셀러레이터를 통해 롯데 여러 계열사와의 협업 기회도 주어진다.롯데액셀러레이터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지시로 설립됐다. 2015년 8월 신 회장은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 “미국의 와이콤비네이터 같은 창업보육기업을 구상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듬해 법인이 세워질 때는 50억원의 사재를 출연했다.롯데액셀러레이터는 지난달 푸드테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미래식단’을 출범했다. 식음료와 관련한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푸드테크 스타트업을 모집해 제품 개발 및 판로를 지원한다. △대안 식음료 △식의약·기능성 식품 △대체 식재료(식재료 수급과 환경 문제 해결) △패키징(환경친화적 포장재) 등 분야에서 각각 스타트업을 선정한다. 선발된 기업에는 최대 1억원의 투자금과 12주의 프로그램, 롯데 식품 계열사와의 제품 출시 협업 기회 등을 제공한다.롯데는 지난해 말 식품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152억원 규모의 ‘롯데푸드테크펀드’도 조성했다. 식품 계열사인 롯데제과,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가 참여했다. 롯데액셀러레이터가 펀드 운용을 맡는다. 처음으로 투자받은 업체가 대체식품 스타트업 더플랜잇이다.롯데 계열사들도 미래 먹거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11월 240억원을 투입해 식의약용 메틸셀룰로스(MC) 제품인 ‘애니코트’와 ‘애니애디’의 생산설비를 증설했다. 대체육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메틸셀룰로스는 대체육이 고기와 비슷한 식감을 내도록 한다.이번 증설로 롯데정밀화학의 메틸셀룰로스 연 생산량은 기존 8000t에서 1만t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롯데정밀화학은 내년 상반기까지 370억원을 추가 투자해 1만2000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롯데중앙연구소 및 식품 계열사들도 식물성 기반 대체육 관련 기술 개발과 제품 상용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푸드는 롯데중앙연구소와 약 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2019년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선보였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식물성 버거를 출시했다.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LG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주력사업과 성장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 가전, 전기자동차 배터리, 석유화학 등의 주력 사업 부문에선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고객 기반을 지속적으로 탄탄하게 하고 있다. AI(인공지능),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바이오 등 미래 기술분야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계획 중이다. ○AI에 역량 집중2018년 실리콘밸리에 출범한 LG그룹의 벤처투자사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지난해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 9곳에 투자했다. 특히 인공지능 관련 비중이 80%에 달한다.지난해 투자한 ‘딥인스팅트’는 딥러닝 기반으로 악성 코드와 랜섬웨어 등을 탐지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마키나락스’는 생산 설비와 제품 품질의 이상 탐지 등 제조업에 특화된 인공지능 솔루션을 제공해 향후 LG 제품 및 보안 시스템, 공장 최적화 등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LG는 LG AI연구원(LG AI Research)을 지난해 말 설립했다. LG AI연구원은 차세대 음성, 영상 인식 등 최신 AI 원천기술을 연구한다. 또 계열사 간 AI 전략 및 기술 개발을 조율하는 핵심 허브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LG 계열사별로도 AI 조직을 강화하며 미래 준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LG전자는 2017년 CTO 부문 산하에 인공지능연구소를 신설하고 최근 AI 분야 차세대 리더로 평가받는 조지프 림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를 임원급으로 영입했다. LG CNS는 2019년 4월 AI빅데이터 연구소를 설립해 이미지 인식, 음성 인식, 언어지능 기술 등을 활용해 제조, 유통, 금융 분야 고객사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OLED 대규모 투자 속도 내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 제품군을 여러 크기로 확장하는 동시에 OLED 패널의 쓰임새를 늘리면서 OLED 대세화에 박차를 가한다.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TV 시장의 구매 패턴이 고급·대형 제품으로 맞춰지면서 OLED TV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맞춰 LG전자는 48인치부터 83인치 다양한 OLED TV 라인업으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TV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OLED TV 출하량이 365만 대였으며, 올해 95% 증가한 710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B2B(기업 간 거래) 사업으로 투명 OLED 사이니지를 활용해 항공, 인테리어, 자율주행차 등으로 OLED 적용 분야를 넓힐 방침이다. 사이니지는 공공·상업공간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자동문 전문기업 ‘아사아블로이’와 투명 OLED 자동문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 사업 육성LG는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는 바이오산업 기술개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LG화학은 2017년 미래 성장동력인 바이오 사업부문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그룹 계열사인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했다. 올해는 2000억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해 당뇨·대사, 항암·면역 등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지난 4년간 약 6000억원의 R&D 투자 등으로 신약 파이프라인을 40여 개로 확대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생명과학 사업분야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소아마비질환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구호기구인 유니세프와 2021~2022년 총 8000만달러 규모의 소아마비 백신 ‘유폴리오’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