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조각, 빌딩 한 칸…'소수점 투자' 에 빠진 2030
보컬그룹 SG워너비는 데뷔 17년 만에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지난달 한 방송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과거 곡들이 음원차트를 역주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돈을 버는 것은 SG워너비와 소속사뿐만이 아니다. SG워너비 인기곡의 저작권을 사들인 일반투자자도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작년 7월 SG워너비 인기곡 ‘우리의 얘기를 쓰겠소’는 1039주로 쪼개져 일반투자자에게 판매됐다. 원작자가 저작권의 33%를 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에 양도했기 때문이다. 곡에 대한 지분은 주당 0.03%, 공동구매 당시 낙찰가는 1만2000~1만5000원 수준이었다. 투자자 대부분이 1~3주를 보유한 소액주주다. 현재 가격은 주당 4만1800원이다. SG워너비가 역주행을 시작한 지난달에는 17만5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적은 돈으로는 접근이 불가능하던 자산을 일반인이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소수점 투자가 가능한 해외 주식뿐 아니라 음악 저작권, 미술품, 스니커즈, 서울 강남 빌딩 등으로 소액 투자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구사마 야요이, 제프 쿤스 등 미술 거장의 작품도 수십만 개의 주식 형태로 쪼개져 주당 1000원에 판매됐다.

소수점 투자는 2030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부동산, 주식 등의 가격이 급등하자 적은 돈으로 ‘제3의 투자처’를 찾아 나선 것이다. 뮤직카우의 사용자 30만 명 중 2030세대 비율이 70%가 넘는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