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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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우려에 '안전자산' 금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디지털 금'으로 주목받던 비트코인의 위상이 흔들린 것도 금이 재평가받는 이유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금 가격은 5월 들어 지난 12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장보다 소폭 오른 6만6280원/g에 거래 중이다. 이달 들어 국내 금의 g당 가격은 올해 2월 이후 3개월여 만에 6만6000원대를 회복했다(종가 기준). 한달새 약 6% 올랐다.

세계 최대 금 ETF인 ‘SPDR골드트러스트(GLD)’와 ‘iShares골드트러스트(IAU)’ 가격 역시 한달새 5% 넘게 올랐다.

최근까지만 해도 '금의 시대는 끝났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디지털 금' 가상자산이 금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돼서다. “비트코인은 21세기의 ‘금’이다”(톰 피츠패트릭 시티은행 애널리스트) “비트코인이 금의 자리를 갉아먹고 있다”(니콜라스 파니거트조글루 JP모건 애널리스트)는 평가는 물론 "불확실한 시대의 안식처로 통하던 금의 매력이 손상되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이라는 말까지 나왔었다.

하지만 최근 증시 조정에다 인플레이션 우려, 달러 약세로 인해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을 다시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1일 '인플레이션이 오면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 여기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골든 룰(golden rule)'을 첫 번째 대응책으로 제시했다. 금 투자는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최적의 투자처라는 것이다.

각국 정부의 거품 경고,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중단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혼란에 휩싸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 상승 및 서비스업 정상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 금에서 비트코인으로 대체될 여지가 있지만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의 역할을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며 "안전자산으로 자리매김하려면 비트코인의 역사가 훨씬 오래돼야 한다"고 봤다.

여기에 경기 회복세인 중국의 금 소비량도 급증세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는 최근 중국 황금협회 자료를 인용해 “올해 1분기 중국의 금 소비량이 전년 동기 대비 93.9% 증가한 288t으로, 2019년 수준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금 액세서리 소비량이 83.8% 늘었다. 골드바와 금화는 155.7%, 공업용 및 기타 금은 20% 증가했다. 지난해 여름 고점 대비 올해 1분기 금값이 상대적으로 내려간 상태인 것도 매수세를 부추겼다.

다만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가 변수다. 전 연구원은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이던스 제시 시점을 전후로 미국 국채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지며 금 가격을 제한할 소지가 있다"고 했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금의 투자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금은 단기 수익을 안겨주는 '황금알'이라기보다는 분산 투자처라는 의미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으로는 은행이나 증권사, 한국거래소 금시장, 금거래소 등에서 10%의 부가가치세를 내고 금 실물을 직접 구입하는 방법이 있다. 보관의 부담을 피하고 싶다면 은행에서 골드뱅킹 계좌로 사거나 금 관련 회사에 투자하는 금펀드, 금 관련 ETF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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