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비바리퍼블리카 등 약세
25조 크래프톤·42조 카뱅 등
상장 앞둔 '대어' 고평가 우려
SK아이이테크놀로지(158,000 +1.28%)(SKIET)가 상장 첫날 급락한 이후 기업공개(IPO)를 앞둔 비상장 주식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유동성을 바탕으로 상장 첫날에는 상한가를 칠 것’이라는 투자자의 믿음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SKIET '따상' 실패로 다시 불거진 '장외 주식 거품론'

12일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인 서울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컬리(마켓컬리)는 10.53% 떨어졌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2.93%), 현대엔지니어링(-7.14%) 등 주요 비상장 종목도 하락했다. 비상장 기업 중 거래가 가장 활발한 카카오뱅크도 매도 물량이 쌓이고 있다.

전날 SKIET는 공모가의 2배인 21만원에 시초가를 형성했지만 26.43% 급락한 15만4500원에 마감했다. 12일에도 4.53% 하락한 14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10조5164억원이다. 여전히 상장 전 투자설명서에서 제시한 기업가치인 9조3094억원보다 높다. 기업가치 고평가 우려가 나오면서 상장을 앞둔 비상장 기업들의 가치가 너무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통상 비상장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들은 공모 이후 주가 상승 기대로 투자한다. 하지만 비상장 주식 거래 시장에서 고평가돼 있는 경우 상장 후 차익을 내기가 어려워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크래프톤이다. 서울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는 25조4100억원 수준이다. 각각 18조원, 10조원대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시가총액보다 훨씬 높다. 지난해 매출이 1조2925억원인 크래프톤이 같은 기간 매출이 2조4162억원인 엔씨소프트보다 기업가치를 7조원 넘게 더 평가받고 있다는 뜻이다. 크래프톤은 인기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의 매출 비중이 큰 만큼 유행 변화에 따라 기업가치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증권업계 일각의 지적이다.

카카오뱅크도 42조7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장외시장에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외국계 사모펀드가 지분 참여할 때 평가한 기업가치는 약 9조3000억원이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고속 성장과 높은 수익성을 감안하더라도 이미 상당한 프리미엄이 형성됐다”며 “해외 인터넷전문은행 사례를 참고했을 때 카카오뱅크의 적정 가치는 15조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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