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지수 제외 종목…공매도는 알고 있었다
MSCI지수 변경에 따른 종목 간 명암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최근 견조한 주가 움직임을 보였던 종목도 지수 변경으로 편입 종목에서 제외(편출)되자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지수 편출 종목엔 이달부터 공매도가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유 없는 공매도는 없다’는 말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반면 새로 편입이 결정된 종목 절반은 코스피지수가 급락한 와중에도 주가가 급등했다. 증권가에선 편입 종목에 대해 패시브 펀드들이 변경된 지수에 따라 종목 교체에 나서는 27일(현지시간)까지 매수가 들어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매도, MSCI 변경 효과 극대화

MSCI지수 제외 종목…공매도는 알고 있었다
12일 MSCI는 ‘MSCI 코리아 지수’의 5월 정기변경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변경을 통해 △녹십자 △HMM △하이브 △SKC 등 4개 종목이 지수에서 새로 편입되고, △삼성카드 △롯데지주 △한국가스공사 △GS리테일 △한화 △현대해상 △오뚜기 등 7개 종목이 지수에서 제외됐다. 28일(현지시간)부터 바뀐 지수로 시장에서 거래가 시작된다.

MSCI 코리아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펀드의 규모는 60조원에 달한다. 편입이 결정된 종목들엔 그만큼의 자금이 쏠리고, 편출된 종목들은 반대로 빠져나간다. MSCI는 시가총액 및 유동시가총액 등 정해진 기준을 갖고 종목을 선별하기 때문에 증권가에선 정기변경 전 미리 어떤 종목이 편입·편출될지를 예상해 움직이곤 한다.

이달 공매도 자금이 쏠린 종목을 보면 이 같은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지난 3일 공매도가 1년여 만에 재개되자 공매도 거래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된 종목은 삼성카드였다. 삼성카드는 3~11일 6거래일 동안 하루를 제외하고 전체 거래대금 가운데 공매도 거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오뚜기 역시 6거래일 내내 공매도 거래 비중 상위 종목 1~3위를 지켰다. 한국가스공사를 제외하면 편출된 종목 중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 상위 50위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종목이 없다.

한 펀드매니저는 “MSCI 편입·편출 종목의 경우 퀀트를 이용하면 대부분 예측이 맞아떨어진다”며 “5월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편출이 예상되는 종목에 공매도가 집중됐다”고 말했다.

12일 편출이 결정된 종목은 주가가 큰 폭으로 내렸다. 한화(-7.50%), 현대해상(-5.72%), 삼성카드(-5.53%), 롯데지주(-3.59%), 한국가스공사(-3.31%), GS리테일(-2.65%) 등이다. 하지만 5월 초 공매도에 나섰다면 이들 종목 대부분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손실 구간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에선 MSCI 변경에 따른 매도세는 최대 한 달 동안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편출 종목은 결과 발표일부터 실제 변경일까지 강한 매도세가 일어난다”며 “지수가 변경된 이후에도 패시브 자금과 상관없이 투자하는 펀드에서 매도세가 지속되며 낮은 레벨의 매도가 최소 1개월 정도 이뤄지곤 한다”고 설명했다.

편입 종목은 지금 사도 수익 가능

편입 종목 일부는 이날 코스피지수가 50포인트 하락하며 조정을 보였음에도 큰 폭으로 올랐다. 녹십자와 HMM은 각각 2.93%, 7.21% 상승했다. 하이브와 SKC는 각각 5.02%, 2.50% 떨어졌다. 하이브와 SKC는 최근 주가가 올라 지수 하락의 영향을 받았지만, 녹십자는 올 들어 주가가 하락해 지수 편입 이슈가 큰 호재로 작용했다.

편입 종목엔 지속적으로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적극적인 매수가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지수를 추종하는 대부분 펀드가 27일 장마감께 종목을 교체하는 만큼 지수 변경이 발표된 이날 관련 종목을 매수해도 충분한 주가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증권가에선 이번 지수 변경으로 HMM에 약 2800억원, 하이브 약 1200억원, SKC 약 1000억원, 녹십자에는 약 8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분석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변경 발표날 편입 종목을 매수해 종목 교체일에 매도할 경우 평균 수익률은 7.2%(2015년 이후 평균)에 달한다”며 “특히 신규 상장 종목은 지수에 처음으로 편입되면서 패시브 펀드 수요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하이브는 이보다 지수 상승이 더 높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슬기/심성미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