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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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급 바이오 기업들이 올 하반기 차례로 코스닥 시장에 데뷔한다. HK이노엔·바이젠셀·차백신연구소가 그 주인공이다. 시장에선 이들이 SK바이오팜의 아성을 이어갈 기업공개(IPO) 대어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한국경제신문사 주최로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IPO 엑스포 2021’에 참여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兆단위 IPO 온다…‘케이캡’ 앞세운 HK이노엔

강석희 HK이노엔 대표는 이날 IPO 엑스포 2021에 참석해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을 글로벌 신약으로 도약시키는 한편 헬스뷰티 등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안정적 사업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HK이노엔은 한국콜마가 2018년 CJ그룹으로부터 인수한 기업이다. 일반인에겐 숙취해소음료 ‘컨디션’으로 유명한데, 본업인 제약사업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HK이노엔이 가장 기대를 거는 것은 2019년 출시한 케이캡이다. 케이캡은 지난해 81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년 만에 국내 위식도 역류질환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을 글로벌 신약으로 성장시키려는 목표를 갖고 있으며, 특히 시장규모가 가장 큰 미국에서는 올해 임상 1상을 완료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글로벌 소화성 궤양 시장은 20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며 “케이캡은 가장 빠른 약효를 강점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며 현재 중국을 포함해 24개국에 기술수출(라이센싱아웃)을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한 HK이노엔에 대해 시장은 시가총액이 2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막 상장하는 바이오 기업들이 대부분 적자인 데 반해 HK이노엔은 이미 지난해 5984억원의 매출을 올려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밖에 HK이노엔은 IN-A010을 비롯해 5가지 파이프라인의 임상을 진행 중이다. 또 국내에서 세 번째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임상 1상을 신청하기도 했다.

강 대표는 "HK이노엔은 매출의 10% 가량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쓰고 있다"며 "기초 연구부터 임상 역량까지 자체 신약 개발이 가능한 역량을 갖춘 국내의 몇 안되는 회사"라고 힘주어 말했다.

◇ 기술특례상장 문 두드리는 바이젠셀·차백신연구소

바이젠셀과 차백신연구소도 바이오 업계에서 주목 받는 루키다. 두 회사 모두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의 문을 두드렸다. 각각 보령제약과 차바이오텍이라는 든든한 최대주주가 있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바이젠셀은 면역세포치료제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바이티어’ 등 3종의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6종 신약을 개발 중이다. 면역억제치료제 기반 플랫폼 기술인 '바이메디어'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제대혈 유래 골수성 억제세포 기반 기술이다. 희귀난치성 질환 NK/T세포 림프종 치료제 'VT-EBV-N'은 임상2상을 진행 중이며, 급성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후보물질 VT-Tri(1)-A는 임상1상 IND(임상시험계획)를 승인받았다. 바이젠셀은 지난해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지만, 시장에선 성장 가능성을 높이 사 기업가치를 4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태규 바이젠셀 대표는 이날 발표를 통해 “바이젠셀은 전체 임직원의 75%가 R&D 인력으로, 대학에서부터 꾸준히 같이 연구한 실무인원들이 조인하고 있어 연구개발 안정성을 유지 중”이라며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으로 난치성 질환의 치료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차백신연구소는 면역증강제 플랫폼이라는 특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로 기존에 없었던 신규 백신을 개발하는 것도 가능하고, 이미 쓰이고 있었던 백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계량형 백신 개발도 가능하다. 더 나아가 만성질환 치료제를 만드는 것이 차백신연구소의 목표다. 차백신연구소 역시 아직 영업손실(작년 기준) 상태지만 향후 높은 성장성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에 장외시장에선 벌써 시가총액이 5100억원 수준을 기록 중이다.

차백신연구소의 자랑은 글로벌 기업 못지 않은 수준의 면역증강제 특허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염정선 차백신연구소 대표는 "차백신연구소는 면역증강제 관련 국내 기업 중에서 유일하게 S등급 특허를 갖고 있다"며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도 S등급 특허가 2개 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차백신연구소는 충분히 국제적인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차백신연구소는 자사의 강점인 면역증강 플랫폼 기술이 향후 암치료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염 대표는 "항암백신은 특정 항원을 타겟으로 면역을 일으키는 장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암 항원에 대한 메모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재발을 방지한다"며 "어떤 종류의 항암치료도 병용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어 최근 암치료 시장에서도 대세가 되고 있고 최근 백신개발회사에 면역증강제(Adjuvant)를 라이센싱 하기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