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여파로 중소형주가 휘청이며 투자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대형주 위주 장세가 이어질 경우 중소형주가 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있을 것이란 우려 탓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하반기부터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대형주보다 저평가된 중소형주를 주목하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이달 들어 0.6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57% 올랐다. 코스닥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5월 성적표’도 암담하다. 이달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씨젠(-12.3%), 나노스(-38.2%), 케이엠더블유(-9.9%), 에스티팜(-2.1%) 등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코스닥 평균 수익률을 크게 밑돌았다.

예상외로 공매도 재개 여파가 유가증권시장보다 코스닥, 중소형주에 더 큰 충격을 준 영향이 컸다.

투자자들의 우려와 달리 전문가들은 ‘건강한 조정’을 거친 중소형주에 기회가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중소형주가 올해 주식시장에서 대형주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온 만큼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3월 이후 코스닥 중형주(10.8%)와 소형주(12.4%)는 대형주(3.7%)의 수익률을 앞질렀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대형주(3.3%)보다 소형주(17.2%)의 수익률이 월등히 높았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의 수익률 게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 역시 “그간 대형주가 두각을 나타냈지만 실제 올해 수익률을 비교하면 중소형주가 더욱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공매도를 통해 거품이 빠진 상황에서 건자재, 철강과 같은 경기민감주 등 종목을 잘 선별한다면 중소형주가 더 높은 수익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다만 종목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한영 D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중소형주냐 대형주보다 실적이 나오는 기업이냐 아니냐로 판가름날 가능성이 높다”며 “공매도 재개로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높아진 종목들이 걸러진 만큼 향후 실적이 나올 기업들을 잘 골라내야 한다”고 부연했다.

박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