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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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편의점 알바생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알바 구인난이다. 암호화폐 열풍으로 코인 투자에 매달리는 청년이 늘어서란다. 편의점 말고 다른 곳의 청년들도 마찬가지다. 코인 투자가 청년들 사이에서 그야말로 대세다.

암호화폐든 주식이든 '나만의 투자 원칙' 세워라
영화감독을 꿈꾸며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20대 여성 A씨. 온라인에서 은퇴 준비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보고 실망했다. 미래에 대한 계획이 도저히 서질 않아 뭐라도 힌트를 얻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힌트는커녕 마음만 더 답답해졌다. 다시 코인 시세에 눈을 돌린다.

청년들이 힘들다. 청춘이라서 아프다. ‘n포 세대’에게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더 힘들어졌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풀린 엄청난 유동성이 자산가격 급등을 현실화하고 있다. 근로의 대가로 받는 임금만 유일하게 오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자산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위협을 느낀 청년들은 탈출구를 찾으려 암호화폐로 앞다퉈 몰려가고 있다.

암호화폐든 주식이든 '나만의 투자 원칙' 세워라
청년의 절박함과 다급함이 안쓰럽다면서도 “사실 힘들지 않은 시절은 별로 없었다”는 기성 세대가 적지 않다. 전후 보릿고개부터 살인적인 노동이 흔하던 산업화 시기, 민주화 후 치열한 생존 경쟁의 시절,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시작된 저성장 시대에 이르기까지 당시를 지나온 사람들은 저마다 힘들었던 기억을 갖고 있다.

‘라떼도 힘들었다’는 얘기다. 자칫 꼰대 소리 듣기 십상이다. 이에 대해 “다 알겠고, 그래도 그 시절엔 부동산으로, 주식으로 자산을 형성할 기회가 더 많았다”는 게 청년들의 주장이다. 현재와 과거를 모두 청년으로 살아보지 않고서야 정확한 비교는 어려울 것이다.

누가 더 힘든지를 가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 어쨌든 현재를 살아가는, 살아내는 것이다. 언제나처럼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방법이다. 최선을 다할 대상으로 암호화폐를 선택할 수도 있다. 다만 그런 선택을 하더라도 자신의 일을 제쳐두고 ‘올인’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일에만 최선을 다하는 것도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일만 하다간 벼락거지 된다”는 말처럼 재산 형성을 위한 노력을 반드시 병행해야 하는 시대다. 암호화폐든,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말이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란 말이 있다. 암호화폐든, 자신의 일이든 빠른 속도로 성과를 보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다.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빨리’보다 중요한 게 ‘어떤 방향(방법 수단)으로’가 아닐까 싶다.

‘욜로’가 한참 유행한 적이 있다. 욜로는 소비 측면에서 ‘현재의 나’를 최대한 배려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지향적이다. ‘빨리’도 ‘미래의 나’보다는 현재의 나에 무게중심이 있다고 봐야 한다.

최대한 빨리 재산을 형성(부를 축적)하려는 게 잘되면 다행이다. 하지만 과속을 추구하다 보면 부작용이 따르게 마련이다.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를 적절하게 존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런 지혜는 내게 맞는 ‘방향’ 모색에서부터 시작된다.

재산 형성을 위한 방향을 정했다면 그다음엔 자신이 지킬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어떤 방향을 정했든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두 가지 원칙이 있다.

하나는 ‘잘 모르고 투자하지 말자’다. ‘남들이 하니까, 그냥 잘될 것 같아서’가 베팅의 근거가 돼선 곤란하다. 투자하려면 먼저 그것을 알아야 한다. 모르는 대상에 하는 투자는 도박과 큰 차이가 없다.

다른 하나는 ‘판단의 근거를 바탕으로 투자했다면 쉽게 휘둘리지 말자’다. 대상이 무엇이든 투자하고 나서 빠르게 수익을 올리는 일은 흔치 않다. 처음엔 손실을 보면서 시작하는 사례가 더 많다. 자신의 근거가 잘못된 것만 아니라면 투자로 인한 고통의 시기를 감내해야 한다.

재산 형성을 위해 분투하는 청년들을 응원한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