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잡던 '스마트개미' 어디로…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초 이후 4월 말까지 개인이 많이 산 주식은 삼성전자, 삼성전자우, 현대모비스, SK하이닉스, 기아, 현대차, LG전자, 삼성SDI, SK바이오팜, 네이버 등이었다. 대부분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다.
10개 종목의 연초 이후 4월 말까지 평균 상승률은 5.59%로, 코스피지수(9.55%)보다 낮았다.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10.27%)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폭락장에서 개인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대거 매수해 큰 수익률을 올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개인의 상당수가 대형 종목에 집중 투자해 펀드매니저를 웃도는 성과를 내면서 공모펀드에서 돈이 대거 빠져나갔다. 하지만 올 들어 대형주보다는 개별종목 장세가 심화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특히 개인 순매수 10개 종목의 4월 한 달 수익률은 -1.7%로 떨어졌는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82% 올랐다.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도 평균 2.83%를 기록했다.
‘서학개미’의 성적표도 좋지 않았다. 연초 이후 개인은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 애플, 팔란티어, TSMC ADR, 유니티소프트웨어, SOXL ETF, 처칠캐피털, ARKK ETF, 아크라이트클린트랜지션, 뱅크오브몬트리올 순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이 역시 이미 시장에서 인기가 높았던 대형주 중심이다.
이들 10개 종목의 연초 이후 4월까지 평균 수익률은 SPAC 종목인 처칠캐피털 급등(110.69%) 덕에 17.68%를 기록하며 S&P500지수(12.03%)보다 높았다. 그러나 처칠캐피털을 제외한 평균 수익률은 7.34%에 그쳐 북미펀드 수익률(10.29%)보다 저조했다. 4월 이후로는 개인과 시장 간 수익률 격차가 더 벌어졌는데, 순매수 10개 종목의 4월 한 달 평균 수익률은 -0.01%로, S&P500지수(5.24%)와 북미펀드(5.7%)에 크게 못 미쳤다.
증권가에선 최근 시장 상황이 변하면서 개인이 시장을 이기기 어려워졌다고 본다. 지난해 폭락장 이후엔 시가총액 상위 종목 위주로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도 친숙한 종목에 집중 투자해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었지만 개별종목 장세가 오면서 비슷한 방식의 투자가 통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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