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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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금융감독원의 CEO에 대한 징계가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8개사 증권사 CEO들은 지난 28일 자본시장연구원(이하 자본연)이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기준’을 주제로 개최한 비공개 회의에 참석했다. 이 회의는 이날 오후에 열린 공개 세션에 앞서 오전에 열렸다.

증권사 CEO들이 자본연 비공개 세미나에 참석한 것은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CEO 18명이 한 주제를 가지고 모인 것은 드문 일”이라며 “그만큼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배구조법 24조(내부통제 기준 마련)는 금감원이 CEO들을 징계할 때 사용한 핵심 조항이다. 금감원은 경영진이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이 사모펀드 사태 발생에 일조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업계는 제재 논리가 자의적이고 과도하다고 주장해왔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관리·감독 실패의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CEO들을 중징계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CEO징계와 관련해 금융투자협회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CEO는 “18명이 다같이 모인 것은 이 사안이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 금감원의 심기를 건드려 제재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 25일 상품 불완전 판매 여부, 내부통제 적절성 등과 관련해 중점 검사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모임 자체가 금감원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피감 기관 입장에서 금감원의 조치가 부당해도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며 “모임이 비공개로 이뤄진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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