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청약 막차…'SK바이오사이언스 63조' 기록 깨

계좌 접수 474만개 역대 최다
평균 청약 경쟁률 288 대 1
'0株' 속출…로또 청약 현실화
SK증권만 균등배정 1株 받아

'따상' 땐 단숨에 시총 23위
임직원들 33억 차익실현 기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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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분리막 제조업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공모주 청약에 약 81조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국내 단기자금(현금·저축성예금·MMF·종합자산관리계좌) 1355조원(2월 현재)의 5% 이상이 단일 투자 건에 몰리는 진기록이 연출됐다. 청약 건수도 474만4557건이 접수돼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청약 인파가 몰리면서 한 주도 받지 못하는 투자자도 속출하게 됐다. 청약을 진행한 5개 증권사 중 SK증권이 접수한 사람들만 균등배정물량을 1주씩 받는다. 다른 증권사는 추첨을 거쳐 배정한다. 공모주 균등배정제가 전 국민 ‘로또’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K증권에서만 1주 배정
'81조 뭉칫돈' 몰린 SKIET, 청약 신기록 썼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부터 이틀 동안 5개 증권사가 접수한 SKIET 청약에 80조9017억원의 증거금이 들어왔다. 지난달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세운 역대 최대 기록(63조6198억원)을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288.17 대 1을 기록했다. 대표 주관사로 배정 물량이 가장 많았던 미래에셋증권이 283.53 대 1이었고 한국투자증권(281.88 대 1) SK증권(225.14대 1)이 비슷한 경쟁률을 보였다. 배정 물량이 적었던 삼성증권(443.16 대 1)과 NH투자증권(502.16 대 1)은 경쟁률이 높았다.

5개 증권사에서 총 474만4557개의 계좌가 몰렸다. 주식 활동계좌수 4000만 개의 약 12%에 달한다. 증권사별 중복 청약이 금지되기 전에 나오는 마지막 대어여서 가족 계좌를 총동원해 청약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K증권에서 최소청약수량인 10주를 청약한 투자자만 1주를 받을 수 있다. 나머지 4곳의 증권사에서는 무작위 추첨으로 배정받는다. 확률이 가장 희박한 곳은 삼성과 NH로 각각 13%, 10%의 확률로 주식을 받을 수 있다. 미래에셋, 한투는 각각 87%, 67%의 확률로 1주가 배정된다.

이번 청약에서는 계좌당 평균 1705만원의 증거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10주 이상을 청약했다면 약 3030만원을 증거금으로 추가로 넣었을 때 비례배정주식 1주를 받을 수 있다. 1억원을 투자했다면 3~4주를 받는 셈이다. SKIET 우리사주조합 청약에서 실권주가 30%가량 발생했지만 미달 물량이 기관투자가 몫으로 넘어가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추가로 주식을 배정받지 못하게 됐다.
‘따상’ 기대감이 불러온 광풍
업계는 점점 거세지는 공모주 광풍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많아야 50만 건에 불과했던 청약 건수가 10배로 급증하면서 증권사 서버가 다운되고 영업점 업무가 마비되는 등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다. 증권사 관계자는 “균등배정제로 인해 전 국민이 공모주에 매달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하반기 중복 청약이 금지되더라도 당분간은 공모주 열풍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만큼 SKIET의 주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는 SKIET의 상장 직후 유통 물량이 24%로 적어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의 63%가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는 의무보유확약을 신청했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SKIET가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10만5000원)의 두 배에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따상’에 성공하면 주가는 27만3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 시가총액은 약 7조5000억원에서 19조5000억원으로 치솟는다. 엔씨소프트(약 18조4000억원)를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시총 23위에 오르게 된다. 공모주 투자자들은 주당 16만8000원의 평가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시가총액이 약 26조원이어서 이틀 이상 상한가를 이어가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SKIET 임직원들은 돈방석에 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직원 1인당 주식 수는 약 1만9623주로 평균 20억6000만원 규모다. 최대 한도로 신청했다면 따상 시 약 33억원의 평가 차익을 거둘 수 있다. 다만 우리사주조합 배정 주식은 1년간 매도가 제한되기 때문에 실제 차익을 실현하기는 힘들다. 상장 초기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경우 SK바이오팜 때처럼 줄퇴사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SKIET는 다음달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전예진/윤아영/김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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