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류업체 UPS가 27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10%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면서다. 코로나19가 심할 때는 온라인 소비의 수혜를 누렸고, 백신 보급 시기에는 백신 운송으로 수익을 냈다. 미국 등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더라도 가게들이 문을 열고, ‘보복 소비’가 맞물리면서 물류 배송량은 줄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UPS는 이날 10.42% 오른 194.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4월 26일까지 이 회사 주가는 4.40% 오르는 데 그쳤는데, 하루 만에 그 두 배 이상 오른 것이다.

이 회사의 1분기 매출은 22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주당순이익(EPS)은 지난해 1분기 1.15달러에서 2.77달러로 늘어났다.

UP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하루 운송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다.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록다운으로 온라인 배송이 늘어난 것은 물론 백신 운송 등도 UPS가 맡았기 때문이다.

회사의 전략을 바꾼 것도 한몫했다. 캐롤 토미 최고경영자(CEO)는 ‘크지 않은 게 낫다(better not bigger)’는 전략으로 수익성이 낮은 대형마트 대신 소규모 고객이나 의료 관련 운송 서비스에 집중했다. 그 덕분에 1분기 택배 한 건당 매출이 10%씩 늘었다.

코로나 사태 기간에 택배 가격도 올렸다. 온라인 구매가 급증하면서 택배 물량이 늘어났는데, 국제 항공편은 턱없이 부족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줄면서 택배회사들이 가격을 인상하는 계기가 됐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경기가 회복돼도 택배 수요는 탄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보조금 덕분에 고객들의 현금 보유량이 늘어난 만큼 보복 소비가 기대된다. 그동안 부진했던 사업부도 다시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 팬데믹 기간 유일하게 부진했던 영역은 상업서비스 부문이었다. UPS는 “경제가 회복되면서 비즈니스가 재개되면 상업서비스 고객들이 돌아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3월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관련 물류량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