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급등할 것인가? [애널리스트 칼럼]
미국이 효과 높은 백신의 빠른 접종으로 집단 면역 도달과 완전 경제정상화를 앞두고 있다. 전시(戰時)를 제외하면 사상최고 수준의 공격적인 재정확대정책, 미국중앙은행(Fed)의 적극적인 자산매입과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장기화가 지속되고 있다. 전례없는 주요국들의 동시 봉쇄(lockdown)과 경제활동 재개(reopening)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총수요와 총공급 간 회복속도 차이에서 오는 불균형으로 여러 산업들에서 공급부족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의 과열과 인플레이션 급등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국 인플레이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현재 Fed가 물가목표 2%를 일정 수준 상회하는 인플레이션을 의도적으로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에 평균물가목표제를 공식적으로 채택하면서, 2%를 완만하게 상회하는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그 배경은 지난 수년간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물가목표를 장기간 하회했던 만큼, 2%를 상회하는 것을 용인해서 평균물가를 2%로 수렴시키겠다는 의도이다. 그런데 Fed가 어느 정도까지 인플레이션 상승을 용인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Fed가 용인하는 인플레이션 상단 수준을 최소 약 2.2~2.3%라고 추정하고 있다. 결국, 핵심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단순히 2%를 넘어서는가가 아니라, Fed가 의도하는 수준 이상으로 급등하여 조기 금리인상을 유발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당사는 올 4~5월 중 예상되는 미국 핵심인플레이션 급등은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한다. 이후 올 하반기부터 내년 말까지 미국의 핵심인플레이션은 2% 내외 수준으로 정상화될 것이다. 이는 1) 미국 경제 및 노동시장에서 hidden slack(공식지표에는 포함되지 않은 숨겨진 유휴노동력이나 설비)이 존재하고, 2) 경제정상화 과정에서 공급측 제약이 해소되면서 일부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전망이며, 3) 기대인플레이션의 안정적 추세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1960년대 후반과는 달리 내년 상반기 중 확대재정정책의 부양효과가 대부분이 일단락되는 것도 인플레이션 급등 가능성을 완화시켜주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당사는 미국의 핵심PCE인플레이션이 올해 말 2.0%, 내년 말 2.1%로 골디락스 국면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당사가 Fed의 첫 금리인상 시점을 시장의 예상보다 늦은 2024년 초로 예상하는 근거는 1) 최소한 ‘22년 말까지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급등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하는 것 이외에 2) Fed의 완전고용 정의가 단순 실업률이 아닌 질적개선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라는 점과 3) 기술적 관점에서 테이퍼링과의 시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다. 한편, 테이퍼링의 경우, 올해 9월 테이퍼링 예고-내년 1월 테이퍼링 개시-내년 말 테이퍼링 종료로 예상한다. 지난 2013년 5월과 같은 정도의 긴축 발작(Taper Tantrum)이 재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오는 9월 테이퍼링 예고 전후로 금융시장의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