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K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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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IET)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오는 28~29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2차 전지 분리막 전문회사로, 공모 규모는 약 2조3000억원이다. 최근 2차 전지 관련주가 급등한 데다 공모주 중복 청약 금지제 시행 이전에 나오는 마지막 물량이어서 청약 열기가 뜨거울 전망이다.
'중복청약 막차' SKIET, 1株라도 더 받으려면?

○해외 기관 청약 규모 20조원 넘어서

SKIET는 22일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계획을 밝혔다. 노재석 SKIET 사장은 “공모 자금으로 폴란드와 중국 공장 등의 생산능력을 확충할 계획”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시장에서 확고한 1위 지위를 굳히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날부터 23일까지 이틀 동안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공모 열기는 벌써 달아오르고 있다. IB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진행한 해외 기관 대상 수요예측엔 모집 규모(941만1600주)의 20배가 넘는 매수 주문이 접수됐다. 20조원이 넘는 규모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수요예측 때는 기관투자가들이 적어낸 금액이 1000조원을 웃돌았다. 국내 기관 수요까지 더하면 이번에도 당시와 비슷한 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IET는 기관과 우리사주에 배정된 물량을 제외하고 전체 공모주식 수의 25~30%(535만~642만 주)를 개인에게 배정한다. 정확한 물량은 수요예측이 끝난 후인 26일 확정한다. 청약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SK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다섯 곳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한 증권사는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이다. 일반청약 물량의 46%인 248만~298만 주가 이 증권사에 배정됐다. 공동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32%)은 172만~206만 주를, 인수단인 SK증권(14%)은 76만~92만 주를 가져간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19만~23만 주(4%)다.

○“미래에셋·SK증권 유리”

증권가는 SKIET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최다 청약자 수 기록을 깰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6개 증권사에서 총 240만 개의 계좌가 몰렸다. 공모주 균등배분제가 시행되면서 투자자들이 배우자와 자녀 등 가족 계좌를 총동원해 청약에 나섰기 때문이다. 균등배분제는 최소 청약 수량인 10주 이상 청약한 사람에게 전체 공모 물량의 50% 이상을 똑같이 나눠주는 방식이다. 증권사별 계좌가 많을수록 주식을 많이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오는 6월 말부터는 1인당 1개 증권사에서만 청약이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SKIET가 적은 투자금으로 균등배정주식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보니 이달 들어 가족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약을 진행하는 5개 증권사에 모두 참여하고 보유 물량이 많은 미래에셋과 청약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SK증권을 집중 공략하라고 조언했다. 한국경제신문이 SKIET의 균등배정 주식 수를 예측한 결과 5개 증권사에 10주씩 총 50주를 넣을 경우 6주 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별 청약자 수가 SK바이오사이언스와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다. SKIET의 청약자 수가 220만 명을 넘는다면 균등배정주식 수는 이보다 줄어든다.

가장 많은 주식을 받을 수 있는 증권사는 SK증권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 때처럼 약 12만 명이 청약한다면 3주~4주를 받을 수 있다. 보유 물량이 많은 미래에셋은 약 48만 명이 청약할 경우 2~3주를 받는다. 한국투자증권은 55만 명이 청약했을 때 1~2주를 받는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25%, 15% 확률로 1주를 받을 수 있다. 단 한국투자와 SK증권은 온라인 청약자도 2000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SKIET는 1주당 단가가 높아 SK바이오사이언스에 비해 경쟁률과 투자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모가가 최상단인 10만5000원으로 결정되면 최소 청약 수량인 10주를 청약하기 위해 필요한 증거금이 52만5000원이다. 5개 증권사에 10주씩 청약한다면 262만5000원이 필요하다. 상장 시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따상’)를 기록할 경우 주가는 27만3000원이다. 주당 16만8000원의 평가 차익을 거둘 수 있다. 그러나 따상 시 시가총액이 20조원을 넘어서는 만큼 이 주가 수준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예진/윤아영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