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캐나다의 테이퍼링, 미국 금리는 잠잠했다

21일(현지시간) 약보합세로 출발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금세 플러스로 돌더니 꾸준히 상승폭을 키웠습니다. 장 마감 때까지 계속 올라 이날 가장 높은 수준에서 거래를 끝냈습니다. 다우와 S&P 500지수는 0.93%씩 나란히 상승했고, 나스닥 지수는 1.19% 올랐습니다. 지난 이틀간 약 1.5% 내린 걸 거의 다 만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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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거의 모든 주식이 상승한 가운데 특히 크루즈, 항공 등 경제 재개 수혜주가 크게 올랐습니다. 노르웨이지안크루즈는 골드만삭스의 '매수' 추천을 계기로 10% 상승했습니다. 반면 넷플릭스는 7.4% 떨어지면서 펠로톤 등 일부 재택근무 수혜주를 함께 끌어내렸습니다. 전날 발표한 1분기 실적은 괜찮았지만 1분기 구독자수 증가폭(실제 398만 명, 예상 620만 명)과 2분기 회사 측 전망치(100만 명, 시장 예상 440만 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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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최근 몇 주간 이어져온 경기민감주 대신 기술주가 각광받는 '역(逆) 리플레이션 트레이드' 흐름과 좀 다릅니다. 일부에선 넷플릭스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다시 경제 재개 관련주가 흐름을 이끌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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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아메리트레이드증권은 "넷플릭스는 나스닥 밸류에이션이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는 걸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습니다. TD측은 "재택 수혜주들이 1년간의 글로벌 경제 봉쇄 기간에 누렸던 성장의 경로를, 경제 재개 이후에도 유지하는 건 불가능할 것"이라며 "대신 삶이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은행, 산업, 의료 기업들이 번성할 수 있는지 살펴보라"고 조언했습니다. 전날 JP모간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최고전략가(글로벌 시장)는 "미국이 늦은 봄, 여름으로 들어감에 따라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재개될 것"이라며 "국채 금리는 더 오르고 성장과 고품질, 경기방어주에서 가치주 및 경기순환주로의 자금 이동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는 에너지, 금융, 소재, 산업, 소형주 등을 주목할 것을 권했습니다. 콜라노비치는 작년 3월 시장이 바닥을 쳤다고 예언했던 월가의 유명 퀀트 전략가입니다.

사실 뉴욕 증시에는 1년째 이어진 상승세, 그리고 주기적으로 돌출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재림으로 인해 피로감이 쌓여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바닥에 깔린 유동성의 힘은 여전히 강합니다. 주요 지수들은 여전히 사상 최고치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꾸준히 하루 300만 명 백신을 접종하면서 경제 재개가 본격화되고 있고 기업들은 예상을 훨씬 웃도는 실적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워낙 주가가 높게 형성돼 상방 잠재력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하방 위험은 적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 주식을 판다면 어디에 돈을 투자하겠는가. 결국 다시 주식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주 UBS는 올해 말 S&P 500 전망치를 4400으로 높였습니다. 이날 블룸버그가 설문한 월가 전략가들의 전망치 4130을 훨씬 웃도는 것입니다. UBS는 이날 데일리 보고서에서 "코로나 재확산 우려, 인플레이션 걱정, 넷플릭스에 대한 실망으로 시장 변동성이 다시 커졌지만 랠리는 계속되고 리플레이션 트레이드는 재개될 것"이라며 세 가지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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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글로벌 백신 접종은 신규 감염을 억제할 것이고, 경제는 정상화될 것이다

최근 전염병에 대한 실망스러운 뉴스가 나왔고, 지난주 세계의 신규 감염자는 520만 명이 넘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또 인도, 터키, 아르헨티나, 일본 등 확산된 지역도 지리적으로 다양하다. 이는 백신에 대한 내성을 지난 변종 출현, 새로운 경제 봉쇄가 취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제기한다. 하지만 영국 등 백신 접종에서 앞서가는 나라들에선 긍정적 소식이 계속되고 있다. 입원환자수는 정점 때보다 95% 감소했으며 새로운 변종에 대처하기 위한 추가 접종이 계획되고 있다. 일부 차질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억제 추세는 이어질 것이다. 네덜란드는 다음 주부터 봉쇄를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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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날 영국에서 발표된 자료를 보면 백신을 맞은 사람들의 사망률은 이전에 비해 미미할 정도로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또 이르면 금요일이면 미국에서도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인 얀센 백신의 접종 재개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미국 일부 주들에선 백신이 남아돈다는 기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92일째인 오늘 2억 도스를 접종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백신을 다른 나라에 보낼 만큼 현재로선 충분하지 않다"면서 "사용하지 않는 백신 중 일부를 어떻게 할 것인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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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인플레이션 우려는 지나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기 대비 2.6%로 나타나 미 중앙은행(Fed)의 2% 목표보다 높았다. 소비재 회사인 P&G와 킴벌리-클라크는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여름 동안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우리의 견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이런 물가 압력의 대부분은 에너지 가격 회복 등 단기적 요인에서 비롯되고 있다. 각국의 회복 격차는 여전히 크고, 이는 장기적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캐나다중앙은행은 테이퍼링을 가속화했습니다. 다음주부터 주당 40억 캐나다달러인 채권 매입 규모를 30억 캐나다달러로 축소하기로 한 겁니다. 작년 11월 50억 캐나다달러에서 40억 캐나다달러로 줄일 때는 국채 장기물 매입량을 확대하기로 해 시장을 달랬는데, 이번에는 그런 조치도 없었습니다. 티프 맥클렘 총재는 "팬데믹으로부터 회복이 예상보다 강하다. 2022년 하반기에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지속해서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며 기존 예상됐던 2023년보다 이른 금리 인상을 시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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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뉴욕 채권 시장에선 별다른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1.56% 선을 유지했습니다. 월가의 한 채권 트레이더는 "미국의 테이퍼링도 가까워지고 있다"며 "다음주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약간의 힌트만 나올 뿐 명확한 언급이 없겠지만 6월 회의에선 신호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테이퍼링이 시작된다해도 금리가 이미 너무 많이 반영하고 있어 큰 변동은 없을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캐나다의 테이퍼링, 미국 금리는 잠잠했다

실제 2013년 테이퍼링 예고에 '테이퍼 텐트럼'이 나타났지만 2014년 초 실제 테이퍼링이 시작됐을 때엔 금리가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이 트레이더는 "미 재무부에서 나오는 국채 발행 물량도 감소 추세여서 연말에 금리가 2%에 달할 수 있을 지 의심하는 트레이더가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재무부가 실시한 미 국채 20년물 입찰도 성공적이었습니다. 낙찰 금리는 연 2.144%로 지난달 입찰 때의 2.29%보다 크게 낮아졌습니다. 응찰률은 2.42배에 달했습니다.>

③ 넷플릭스 등 일부 실망스런 사례도 있지만 기업 실적 모멘텀은 긍정적이다

넷플릭스 주가는 회사 측이 시장 예상보다 적은 구독자 수 증가세를 밝힌 뒤 급락했다. 하지만 미국의 어닝시즌은 전반적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S&P 500 기업의 87%는 기대치를 상회한 이익을 내놓았으며, 1분기 전체 주당순이익(EPS)는 3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 변동성이 커진다면 장기적으로 보유자산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이다.

<넷플릭스의 주가가 크게 내렸지만 그건 이익이 아닌 가입자수 증가에 대한 실망 때문이었습니다. 이날도 많은 기업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실적을 보고했습니다. 치폴레의 1분기 주당순이익(EPS)는 주당 5.36달러로 예상치 4.89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월풀도 6.81달러로 애널리스트 전망치 5.41달러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월풀은 올해 EPS를 22.5~23.5달러로 예상해 월가 예상치 20.89달러보다 높게 예상했습니다. 버라이즌은 주당 1.31 달러로 예상보다 2센트 많았으며 건강보험회사 앤썸은 주당 7.01달러를 벌어 예상치보다 50센트 높았습니다. 헬리버튼은 주당 19센트(예상 17센트)의 분기 이익을 발표하면서 "북미 사업이 계속해서 건전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장세를 조심스럽게 보는 시각도 여전합니다. 이날 이트레이드증권은 운용자산 100만 달러 이상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문(4월1~12일)한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백만장자 투자자들은 현금 비중을 1분기 7%에서 2분기 16%로 크게 높였고, 향후 증시 향방에 대해 비관적이라고 밝힌 이들이 36%에서 42%로 6%포인트 높아졌습니다. (물론 여전히 58%는 낙관적입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캐나다의 테이퍼링, 미국 금리는 잠잠했다

또 골드만삭스의 프라임브로커리지 데스크는 고객들(헤지펀드)이 3월18일 이후 미국 증시에서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매도량이 매수량보다 2대 1 비율 수준으로 많다는 겁니다. 특히 최근 8거래일 중 7거래일 동안 순매도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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