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이 15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기존 발행 물량 중 가장 많은 규모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예고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오는 29일 5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어치와 7년 만기 회사채 500억원어치 등을 발행한다. 매일유업은 2014년 이후 네 차례에 걸쳐 각각 600억~7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1000억원대 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사전청약)이 흥행할 경우 2000억원까지 증액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

박병두 매일유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장기적 사업 확대를 위한 자금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상환에 300억원을 쓰고, 나머지 1200억원은 운영자금과 사업 확장 등에 쓸 계획이다. 박 CFO는 “신규 사업도 고민 중”이라며 “다만 초기 단계이다보니 증권신고서에는 구체적인 자금 사용처를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매일유업의 회사채 발행을 공격적인 사업 확장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보유한 약 1000억원의 현금성 자산과 합쳐 2500억~3000억원의 실탄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일유업이 최근 성인 영양식과 가정간편식 시장에 진출하며 종합 식품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대규모 자금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적극적으로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말 호주 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시장 개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매일유업 신용등급이 A+에서 AA-로 한 단계 오른 점도 대규모 자금 조달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는 각각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4월에 매일유업 신용등급을 올렸다. 신용평가사들은 “제품 다각화로 사업 경쟁력이 높고, 우수한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무차입 구조를 이뤘다”고 등급 상향 이유를 설명했다.

매일유업이 이번에 발행하는 회사채는 5년물에 연 2.03%, 7년물은 연 2.44% 수준의 금리가 적용된다. 같은 만기의 A+ 회사채보다 각각 0.44%포인트와 0.28%포인트 낮다. 그만큼 이자 비용을 아낄 수 있다. 2018년부터 하락세이던 채권 금리가 최근 반등한 점도 작용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금리가 낮을 때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로 인해 상반기에 회사채 발행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