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상장 아로와나토큰, 50원→5만3800원
"사상 초유의 상승률…합리적 설명 불가"
"사상 초유의 상승률…합리적 설명 불가"

< 암호화폐 투자 열풍…연일 20조원대 거래 > 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거세지며 국내 하루 거래대금이 연일 20조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19일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의 서울 역삼동 본사 시세판에 주요 코인 가격이 표시돼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 상장한 아로와나토큰(ARW)은 50원에 거래를 시작해 오후 3시 1분 5만3800원까지 올랐다. 불과 31분 만에 값이 1076배로 치솟은 것이다.
빗썸에 등록된 아로와나토큰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이 암호화폐는 '디지털 금 융복합 플랫폼'을 표방하는 아로와나에서 쓸 수 있는 코인이다. 개발사 측은 "블록체인 기술로 금 유통 과정의 신뢰도를 높이고, 개인이 금을 쉽게 거래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 프로젝트에는 한글과컴퓨터그룹 계열 블록체인 업체인 한컴위드가 지분을 투자했다.
암호화폐업계 관계자들은 이날 아로와나토큰의 상승률이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당일 코인 가격이 급등하는 일은 자주 있지만, 10만%라는 상승률은 들어본 적도 없고 말도 안 된다"고 했다.
이날 암호화폐 시세가 전반적으로 급락한 상황에서, 신생 암호화폐가 이례적으로 폭등한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업계 일각에서 제기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절대로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가격 흐름"이라며 "굉장히 위험한 것으로,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빗썸 관계자는 "빗썸은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뿐 시세 급등락 원인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면서도 "인지도 높은 기업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관심이 몰린 듯하다"고 말했다.
아로와나토큰 가격은 이후 하락해 오후 10시30분 1만7890원을 기록했다. '데뷔 무대'에서 투자자들 눈길을 끄는 데 성공하면서 8시간 동안 거래대금은 3980억원에 달했다. 빗썸 원화시장에 상장된 152개 암호화폐 중 이날 리플, 비트코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국내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상식을 뛰어넘는' 진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주말 업비트에서는 도지코인 하루 거래대금이 17조원을 기록해 유가증권시장을 앞지르기도 했다. 코인 투자 열기가 과열돼 있음을 보여주는 숫자라는 게 업계 안팎의 설명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