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병원 방문객 줄어
보험금 지급 감소로 실적 개선
'금리인상 수혜' 기대도 반영

한화손보·현대해상 등 동반강세
흥국화재는 '황교안 테마'까지
대부분 PBR 1배 미만 '저평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보험주는 오랜 기간 투자자의 관심 밖에 밀려나 있었다. 금리가 높은 시절 판매한 장기보험 상품에서 지속적으로 역마진이 발생해 실적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대다수 보험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밑으로 추락했다.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에도 못 미친다는 얘기다.

20일 증시에서 주요 보험주가 모처럼 동반 상승했다. 보험료는 올랐는데 코로나19 사태로 보험금 지급은 감소해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금리 인상 수혜주’라는 기대까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일부 보험주는 정치 테마주로 분류돼 상승세가 더 가팔랐다.
보험료 오르고 손해율 하락…힘 받는 보험株

보험주 일제히 상승 랠리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았던 보험사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흥국화재(4,735 -2.37%)는 29.85% 급등한 52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 주가는 올해 들어 87.1% 상승했다. 이 회사는 권중원 대표가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의 성균관대 후배라는 점 때문에 ‘황교안 테마주’로 분류되기도 한다. 황 전 대표는 전날 한 TV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1년여 만에 정치 활동을 재개했다.

한화손해보험(4,875 -8.19%) 주가는 3.34% 오른 4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전날에도 8.02% 오르는 등 올해 들어서만 37.1% 상승했다. 이 밖에 현대해상(24,800 -0.60%)(3.33%), 메리츠화재(21,150 -0.24%)(2.72%), DB손해보험(51,700 +0.19%)(2.49%), 삼성화재(212,500 -1.16%)(1.04%) 등 다른 손해보험사 역시 전일 대비 주가가 올랐다. 메리츠화재의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32.3%다. 현대해상과 DB손보도 올해 들어 주가가 10.9%, 10.8% 상승했다.

생명보험사 주가 역시 이날 1~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동양생명(5,720 -6.23%)은 5.87% 오른 469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화생명(3,950 -6.29%)은 3.44% 상승한 3305원에, 삼성생명(84,900 -1.62%)은 1.36% 오른 8만2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생명은 올해 들어 주가가 41.2%, 동양생명은 34.2% 올랐다.

재보험사인 코리안리(9,920 -0.30%)는 이날 0.44% 하락한 89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6.38% 상승했다가 조정받았다. 이 회사 주가는 올해 들어 15.5% 상승했다. 이날 증시에선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보험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손해율 내려가 실적 개선
보험료 인상과 코로나19 사태가 보험사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손보사들은 2019년에 이어 올해도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중소형 손보사들이 보험료를 2% 이상 인상했고 곧 대형사들도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생보사들도 이달 들어 보장성 보험료를 인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 손해율이 내려간 것도 보험사엔 호재다. 손해율이란 보험 계약자가 낸 보험료 대비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다. 보험료 인상으로 고객에게 받는 돈은 느는데 내줘야 하는 돈이 줄면 손해율이 낮아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차량 통행량까지 줄면서 보험사 손해율이 많이 내려가고 있다”며 “주요 손보사의 경우 올 1분기 기준 손해율이 80%대 초반”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화재, DB손보,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등 5개 손보사의 올 1분기 순이익이 총 84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2017년 이후 1분기 기준으로 가장 좋은 실적이다.

최근 채권 금리가 상승한 것 역시 보험사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험사는 고객 돈을 재투자할 때 손실이 발생하면 안 되기 때문에 안전 자산인 채권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통상 채권 금리가 오르면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도 높아진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