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핑크 회장 "기술혁명이 기후변화 해결"
성장 지속하면 재정 적자 우려도 문제 안돼

미 소비·고용·제조업 지표 일제히 최고치
다음주 코카콜라·인텔·넷플릭스 실적 주목
소비자들의 직접 투자에 따른 위험을 줄여주는 펀드. 세계에서 가장 큰 펀드 운용사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블랙록입니다.

블랙록이 15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을 공개했는데, 가장 눈에 띈 건 운용자산의 변화였습니다.

이 회사의 운용자산은 지난달 말 기준 총 9조달러에 달했습니다. 1년 전(6조4700억달러)과 비교하면 39% 급증한 수치입니다. 각국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하면 더 흥미롭습니다. 미국(20조499억달러) 중국(13조4000억달러)에 이어 3위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한국(1조7400억달러)보다 5배 많습니다.

주가 상승 덕분에 평가 자산의 가치가 크게 불어난 게 가장 큰 배경입니다. 물론 새로 유입된 유동성도 상당했습니다. 올해 1분기에만 1720달러가 블랙록으로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분기 연속 1000억달러 넘게 순유입됐습니다.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투자 상품의 범위가 넓고 현금 보유액이 많기 때문에 (상품 운용의) 최적의 위치에 서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블랙록이 '깜짝 실적'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제공

블랙록이 '깜짝 실적'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제공

핑크 회장은 이날 경제 매체인 CNBC와 별도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그는 “미국 증시는 현재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낙관적”이라고 단언했습니다. 기후변화가 위협이 될 수 있지만 자본주의가 새로운 기술 혁명을 이끌 것이라고 낙관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대규모 재정 적자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지금으로선 큰 이슈가 아니며 시장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글로벌 유동성이 매우 풍부하기 때문이란 겁니다.

다만 “경제가 향후 10년간 연 3% 이상 지속 성장하지 않는다면 그 때는 재정 적자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15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하고 있다. CNBC 캡처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15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하고 있다. CNBC 캡처

종합하면 미 경제가 3%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말까지는 대규모 재정 적자 역시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이날 뉴욕증시는 소비와 고용, 제조업 지수 등이 일제히 반등하면서 황소(bull)가 시장을 지배했습니다.

아래는 오늘 아침 한국경제TV ‘굿모닝 투자의 아침’과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먼저 마감한 미국 증시의 주요 특징을 짚어 주시죠.

다우와 S&P 500 지수가 역대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1.56%로, 전날 대비 0.08%포인트나 떨어졌습니다. 지난달 11일(연 1.54%) 이후 한달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덕분에 나스닥 지수는 1.31% 급등했습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15일(현지시간) 전날 대비 1.31% 급등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15일(현지시간) 전날 대비 1.31% 급등했다.

무엇보다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인데요, 역시 발 빠른 백신 배포와 집중적인 부양책 덕분입니다.

오늘 기준으로 미국 전체 인구의 38%, 성인 기준으로는 절반가량이 백신을 접종했습니다. 최근들어 하루 300만~400만 명씩 접종할 정도로 속도가 빠릅니다.

대규모 재정 부양책까지 더해지면서 지난달 각종 지표가 크게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장 직전 발표된 3월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9.8% 늘었습니다. 작년 5월 이후 10개월 만의 최대치입니다. 뉴욕 제조업 활동을 나타내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2017년 10월,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는 1973년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미국의 3월 소매판매 실적이 작년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미 상무부가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3월 소매판매 실적이 작년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미 상무부가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고용 시장 역시 호조를 보였는데요,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57만6000건으로, 전주보다 19만3000건 급감했습니다. 작년 3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발생 후 최저치였습니다.

▶대형 은행들이 호실적을 내놓고 있는데 향후 전망에 대해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요.

이번주부터 미국의 대형 은행들이 1분기 실적을 공개하고 있는데요, 대부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JP모간체이스와 골드만삭스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5배, 웰스파고는 7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한국시간으로 어젯밤 실적을 내놨는데, 씨티 순이익은 3배, BofA는 2배씩 늘었습니다. 전문가 전망치를 큰 폭으로 웃돌았고, 대부분 역대 최대의 분기 실적을 올렸습니다.

미국 은행들이 이처럼 좋은 실적을 낸 첫 번째 배경은, 경기 호조 덕분에 그동안 쌓아놨던 대손충당금을 쓸 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최대 은행인 JP모간은 1분기에만 52억달러에 달하는 충당금을 환입했습니다.

주식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투자 열풍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는 분석입니다. 소매금융이 약세를 보인 대신 저금리 기조를 업고 투자금융이 새로운 캐시카우(현금 창출원)가 됐다는 겁니다.

향후 전망은 엇갈립니다. 경기 회복세가 빨라지고 있는데다 시장 금리가 상승세란 점에서 은행 수익이 지속적으로 나아질 것이란 시각이 있지만, 대출 증가율이 정체 또는 오히려 감소 추세여서 주가엔 불리할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상위 25개 은행의 최근 대출 잔액은 작년보다 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소비자들 지갑이 두둑해지면서 은행 대출을 줄이고 있는데, 이게 결국 예대마진 수익을 훼손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향후 체크해봐야 할 이벤트와 이슈도 정리해 주시죠.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1분기 실적 공개가 본격화한 만큼, 당분간 실적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다음주엔 더 많은 기업들이 성적표를 내놓습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세웨이 회장이 좋아하는 코카콜라가 대표적입니다. 이밖에 인텔과 넷플릭스, 존슨앤드존슨, IBM, 유나이티드항공 등도 1분기 실적을 공개합니다.

경제 지표 중에선, 23일 나오는 마킷의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4월 기준이며, 양호한 흐름을 보였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음주에 실적 발표하는 주요 기업> *일정 변경 가능

19일(월) 코카콜라 IBM 유나이티드항공 에퀴팩스

20일(화) 넷플릭스 존슨앤드존슨 록히드마틴 프록터앤드갬블(P&G) 필립모리스 할리데이비슨

21일(수) 월풀 할리버튼 버라이즌 치포틀레 넷기어 스피리트항공 메트로

22일(목) 인텔 AT&T 아메리칸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블랙스톤 바이오젠 스냅 마텔 베리사인

23일(금) 하니웰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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