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도 국가 간 백신 접종 격차의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했다. 미국은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에 힘입어 항공주가 날고 있지만 한국 항공주는 상대적으로 더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백신 접종률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국내 항공주가 더 상승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韓·美 항공주 수익률, 백신접종률이 갈랐다

대한항공(27,900 +1.09%)은 16일 0.19% 오른 2만6500원에 마감했다. 연초 대비로는 25.65% 상승했다. 대한한공은 작년 11월을 저점으로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다가 올 2월부터 조정을 받고 있다. 연초 이후 현재까지 제주항공(23,950 +1.70%)은 18.80% 올랐고, 아시아나항공(15,200 +1.67%)은 무상증자 등을 반영해 16.39% 하락했다.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가 11.32%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항공주는 벤치마크 대비 1.5~2.5배가량 오른 셈이다.

미국 항공주들은 상승폭이 훨씬 가파르다. S&P500지수(현지시간 15일 종가 기준)가 연초 이후 11.03% 오를 때 아메리칸에어라인은 40.33%나 올랐다.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 역시 35.04% 상승했고, 델타항공은 16.44% 올랐다. S&P500지수와 코스피지수의 상승률이 엇비슷한데도 미국 항공주의 주가 상승폭이 유독 더 크다.

시장에선 두 나라 간 백신 접종률 격차가 이 같은 차이를 불러왔다고 분석한다. 1차 접종 기준 한국의 백신 접종률은 현재 2.47%다. 미국은 33%의 접종률을 기록하고 있다. 세계 평균(5.6%)을 기준으로 한국은 크게 뒤처져 있는 반면 미국은 큰 차이로 앞서고 있다.

이를 근거로 미국에선 곧 코로나19를 딛고 경제가 재개될 것이란 기대에 항공주가 오르고, 한국에선 그렇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델타 등 항공사들이 이번 분기 손실을 기록하긴 했지만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여행 제한 해제 등으로 항공 예약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한국은 백신 접종이 늦어지면서 경제 재개 가능성도 희미한 상황이어서 항공주를 둘러싼 전망이 좋지 않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실적 턴어라운드와 시장 재편 모멘텀 모두 제한적인데 국내 항공업종의 밸류에이션은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뛰어넘은 상황이어서 주가는 단기적으로 쉬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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