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마다 오르는 종목이 있을까.’ 투자 고수들은 계절마다 고정적으로 오르는 종목을 참고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주가는 다양한 변수에 의해 결정되지만 일부 종목은 ‘계절을 타는’ 패턴을 보이는 만큼 이를 파악해 길목을 지키면 남들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계절타는 주가…형지·YG PLUS '4월 급등株'

패션·화장품주는 4월 효과?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형지엘리트는 2009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11년간 매해 4월 기록한 평균수익률이 30.59%에 달했다. 11년 동안 아홉 차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교복 수요가 몰리는 1분기 실적이 공개되는 4월에 주가가 유독 눈에 띄게 오른 것이란 분석이다. 사조씨푸드 역시 지난 8년 연속 4월 수익률(평균 13.11%)이 도드라졌다. 12개월 가운데 8년 내내 수익을 낸 달은 4월이 유일하다. 8년 동안 일곱 차례나 마이너스 수익률(-5.35%)을 기록한 5월과 대조된다. 참치 및 수산물 어획량과 횟감용 참치 최대 확보국인 일본의 영향, 유가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지만 유독 4월에 주가가 힘을 받았다.

화장품 관련주인 토니모리 역시 상장 이후 5년 연속으로 4월에 눈에 띄는 수익(18.72%)을 냈다. 봄을 맞아 본격적인 여행·쇼핑 시즌이 시작되면서 주가에 이 같은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패션, 식음료, 건설 등 계절성이 확실한 종목은 투자 시 충분히 참고할 만한 사안”이라며 “펀드를 운용할 때도 장기 투자 종목을 제외하고는 이 같은 계절효과를 분석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희비 엇갈린 수익률

종목마다 희비는 엇갈렸다. 한국금융지주도 ‘4월의 법칙’이 통하는 종목 중 하나다. 월평균 수익률은 한 자릿수(6.24%)에 불과하지만 17년 가운데 16번이나 4월의 법칙이 통했다. 한국금융지주와 같은 금융주에 속하는 메리츠금융지주는 유독 4월에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9번 중 7번이나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한국금융지주 주주에게 최고의 달로 꼽히는 4월이 메리츠금융지주 주주에겐 최악의 달이 된 셈이다.

웰바이오텍, 일양약품, 흥국화재 역시 매해 4월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지난 20년 동안 절반이 넘는 11~13차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을 정도다. 안형진 빌리언폴드자산운용 대표는 “계절성은 수익을 내기 위해 활용하기보다는 악재를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도 상당하다”고 부연했다.

“투자 참고로 활용해야”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도 계절마다 수익률 편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년간 삼성전자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달은 11월(3.88%)과 12월(3.41%)이다. 5월 평균(-2.57%)을 6%포인트가량 웃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SK하이닉스는 1월 평균 수익률(7.66%)이 도드라졌다. 매년 2월에 기록한 20년치 수익률 -1.92%와 비교해 약 10%포인트 차이가 났다.

이한영 디에스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같은 정보기술(IT) 종목이라도 삼성전자는 휴대폰, 가전제품 등에서 연말 특수 효과가 적용되는 측면이 있는 데 비해 SK하이닉스는 연초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양한 변수가 적용되는 주식시장 특성상 계절 효과는 단순한 참고 사례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 투자에서 100% 확실한 가능성이란 있을 수 없는 만큼 계절효과는 필요충분조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