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패시브 자금, 신흥국行
글로벌 패시브 펀드(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시장에서도 올 들어 처음 신흥국으로의 자금 이동이 나타났다. 아시아 신흥국 중에서도 한국과 대만이 1분기 외국인 이탈 이후 4월 들어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韓 주식 비중 11%… MSCI 신흥국 ETF, 열흘새 20억弗 유입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 산하 ETF닷컴에 따르면 신흥국 증시에 투자하는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인 ‘iShares MSCI 신흥국’에 지난달 말부터 올해 들어 처음으로 의미있는 수준의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3월 29일부터 4월 8일까지 이 ETF에는 20억4667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이 ETF는 중국 39%, 대만 11.8%를 비롯해 한국 주식을 11.4% 담고 있다. 한국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 비중이 3.5%로 가장 높다. 김경훈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ETF 흐름은 외국인 투자 동향에 대한 선행지표로 볼 수 있다”며 “3월 말부터 나타난 ETF 계좌수 변화를 감안하면 앞으로 4000억원 규모의 추가 유입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김 연구원은 “이번 패시브 유입 시그널은 신흥국 전망이 좋아져서라기보다는 리밸런싱(자산 조정) 차원이 커 보인다”며 “지속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신흥국 중 외국인 자금 유입이 나타나는 국가는 한국과 대만으로 축약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달 들어 7일까지 외국인은 한국 시장에서 12억7000만달러, 대만 시장에서 14억6000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한국과 대만은 모두 지난 1분기 외국인이 이탈했지만 4월 이후 매수세로 전환했다.

1분기 꾸준히 외국인 자금이 들어온 중국과 인도 등은 이달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과 대만의 외국인 자금 유입은 반도체·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과 교역 경기 회복 기대 때문으로 분석된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대만, 중국과 인도의 경제 및 증시 구조에서 가장 큰 차이는 IT업종의 비중”이라며 “최근 외국인이 한국 시장에서 집중 순매수한 업종도 반도체”라고 설명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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