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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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3000을 돌파한 뒤 주식 시장에 뛰어든 개미가 물린 자금이 30조원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주식 시장에 새로 발을 들였지만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가는 시기에도 포트폴리오 변화없이 성장주 위주로 매수한 개미의 2, 3월 성적표는 '마이너스'인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발빠르게 포트폴리오를 바꾼 외국인은 박스권 장세에도 일정한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만 바라보기보다는 개별 기업의 실적을 주의깊게 들여다봐고 투자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강조했다.
○코스피 3000에 물린 개미들
9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코스피지수가 3000을 돌파한 뒤 유가증권시장서 개인이 주식을 순매수한 누적 금액은 2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코로나 감염증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이후 코스피가 1500~1800 구간일 때만 해도 개인 순매수 금액은 3조원에 불과했다. 코스피지수가 오르면서 개인의 순매수 금액도 급증하기 시작했다. 1800~2100 구간에서 개미들은 8조원을, 2100~2400 구간에선 15조원을 순매입했다. 2400~2700 구간에서는 대거 차익을 실현해 1조원을 순매도했다. 2700~3000 구간에선 다시 12조원을 사들인 뒤 3000이 넘어서자 개미의 부동자금은 무서운 속도로 주식시장으로 몰렸다.

코스피가 급격한 상승세를 탔던 1월까지 개인의 수익은 외국인을 앞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2월 개인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7%였다. 코스피 사상 최고점을 찍은 지난 1월에는 13.4%에 달했다. 1월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4.11%에 그쳤다. 이때 개미는 코스피 지수를 밀어올렸던 삼성전자(1위), 현대차(3위), SK하이닉스(4위), SK이노베이션(7위) 등을 집중매수했다.
○16.74% VS -3.55%
상황은 금세 역전됐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여파로 코스피지수가 횡보하기 시작하면서다. 외국인은 빠르게 포트폴리오를 바꿨다. 성장주를 버리고 경기민감주와 금리 인상 수혜주를 바구니에 담았다. 지난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포스코였다. 3월 수익률은 13.67%에 달했다. 이 밖에도 KB금융(순매수 2위·수익률 28.31%), SK텔레콤(3위·11.11%), 신한지주(5위·13.65%) 등이 외국인 수익률을 올려줬다. 2, 3월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4.6%, 16.74%였다.

반면 미 국채금리 인상으로 시장이 주춤한 사이에도 개인의 포트폴리오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올 1~3월 개인 순매수 압도적 1위는 삼성전자였다. 2월에는 3조900억원어치를, 3월에도 2조456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위주의 포트폴리오도 그대로였다. 3월엔 SK하이닉스(2위·-6.36%), LG화학(3위·-3.13%), 네이버(4위·0.53%), SK이노베이션(-15.93%)을 주로 매수했다.

그 결과 3월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수익률은 -3.55%를 기록했다. 미국 경기 회복으로 인한 국내 주식 시장의 변화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결과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팬데믹 이후 개인 매수세가 급격히 몰린 시기는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하면서부터지만 곧바로 지수 움직임이 둔화되면서 개인이 투자한 30조원 가까운 자금이 물려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지수 추종 투자 지양해야"
개인들이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빠르게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코스피지수에 집착하기보다 개별 기업의 실적을 유심히 분석해 투자를 결정해야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오 센터장은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국 경기가 회복세를 탄만큼 경기민감 자산에 비중을 둬야할 때"라며 "경기 방어주보다는 경기 민감주, 성장주보다는 가치주, 언택트주보다는 컨택트주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3000에서 3300까지 가야 돈 번다'는 식으로 단순히 지수를 추종하는 식의 투자는 지양해야할 때"라며 "거래가 빈번하고 투자자들이 관심을 많이 두는 기업의 실적을 꼼꼼히 공부해야 '뒷북 투자'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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