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칼럼] 중국 반도체 산업도 뜨거워진다
2019년 기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업체 시장 점유율은 4.4%다. 반면 반도체를 사용하는 정보기술(IT) 제품 소비 점유율은 20%가 넘고 있다. 반도체를 가장 많이 쓰는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선택은 한가지다. 바로 반도체 투자다.

글로벌 팹리스중 중국 업체는 약 18.2%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생산시설인 파운드리 규모(Wafer Capa) 면에서는 중국 국적 기준으로는 전체 시장의 7%, 12인치 파운드리 기준으로는 3%로 더 낮은 수준이다. 설계 규모보다 생산시설이 부족했던 이유는 반도체 생산을 전적으로 TSMC에 의존해 왔기 때문이다. 중국 반도체 투자 확대의 출발점이 파운드리에 집중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대표적인 중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와 화홍반도체는 12인치 파운드리 규모를 증설한 후 초기 수율을 안정화 시키고 가동률을 높여가는 중이다. 12인치 수급이 매우 타이트함을 고려하면 신규 12인치 공장 또한 빠르게 가동률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12인치의 경우 8인치 대비 평균판매단가(ASP)가 매우 높다. 12인치 공장의 실적 기여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의 카메라 탑재량이 늘어나면서 CIS(CMOS 이미지센서)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미 스마트폰 카메라 탑재량이 높아져 있는 고가 및 플래그십 모델 보다 중저가 스마트폰에서의 카메라 탑재량 증가 추세가 가파르다. 중저가향 CIS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자들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윌세미컨덕터(603501 SS)는 글로벌 CIS 3위권 업체인 옴니비젼 인수 후, 48MP ~ 64MP의 중저가 화소 CIS에 주력하고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 카메라 탑재량 증가의 직접적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한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전장용 반도체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선두권 차량용 반도체 공급사인 르네사스의 CES2021 키노트(Key note)에 따르면, 자율주행 레벨 2단계에서 5단계로 올라갈수록 카메라의 탑재량과 관련 반도체의 탑재량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업체인 기가디바이스(603986 SS)는 기존 MCU 설계 기술력을 기반으로 차량용 MCU로의 연구개발을 진행중이고, 윌세미컨덕터는 NIO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에 차량용 CIS를 공급하고 있다. 양사 모두 수요 증가에 대한 실적 성장뿐 아니라 자동차향 반도체 진출 기대감에 따른 밸류에이션 상승 효과를 동시에 누릴 것으로 전망한다.

2020년 중국 반도체 설비투자의 주력은 파운드리인 SMIC였다. 올해 예상 설비투자는 약 50억달러로 작년에 비해 소폭 감소한 수준으로 전망되나, TSMC 삼성전자에 이어 여전히 글로벌 파운드리 세번째 규모의 투자다. 올해 중국 반도체 설비투자의 주력은 메모리 업체인 YMTC가 될 전망이다.

중국내 선두 업체들의 설비투자가 증가하는데 비례해 중국 반도체 장비사들의 외형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장비 국산화 기조에 따라 그 성장률이 점차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내 대표적인 전공정 장비 제조사인 베이팡화창(002371 SS), ASM퍼시픽(522 HK) 등에 대한 수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제재의 영향으로 단기간 투자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SMIC는 미국 제재로 인한 FinFET 공정 설비 확장에 필요한 장비 등 공급 제약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으며, 무리한 확장 보다는 협력사와 함께 미 당국에 대한 설득 기조로 방향성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투자 규모가 감소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업계에서 가장 큰 수준의 투자 규모 유지하고 있고, 작년 3분기 매출비중에서 보였듯이 FinFET 공정에 대한 기술력은 궤도에 오른 상황이다.

미국의 제재가 단시일 내에 완화될 가능성은 낮으나, 중장기적 성장성은 유효하다. 중국 반도체 수요의 지속적 성장 가운데 제한적 공급으로 동사에 대한 의존도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파운드리 뿐 아니라 중국 반도체 업종 전반에 대한 중장기적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