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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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용 동박 생산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가 유럽의 배터리 생산업체인 노스볼트와 장기공급계약을 맺었다. 폭스바겐의 배터리 내재화 추진 과정에서 국내 2차전지 소재주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게 됐다. 증권업계에서는 배터리 내재화 우려 해소와 수요처 다변화 차원에서 주가 재평가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일진머티리얼즈는 3.77% 오른 7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보합세를 보인 SKC, 1.15% 하락한 솔루스첨단소재 등 경쟁사와 달리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날 장 마감후 유럽의 노스볼트와 향후 10년간 최소 4000억원 규모의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는 공시를 한 영향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031년 4월까지 10년간 총 1만7147t, 약 4000억원어치의 동박을 노스볼트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4000억원을 10년으로 단순 나누면 연평균 400억원으로, 올해 예상 매출의 5% 수준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공시에서 향후 공급 물량 증가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번 계약으로 현재 삼성SDI 약 45%, LG에너지솔루션 25%, 중국 CATL 10% 등으로 추정되는 일진머티리얼즈의 수요처는 더 다변화 될 전망이다.

노스볼트는 스웨덴의 배터리 기업이지만 유럽 배터리 굴기의 중심이다. 유럽이 급격히 커지는 전기차 시장의 수혜를 역내에서 최대한 누리기 위해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회사다. 폭스바겐이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하면서 손잡은 회사도 노스볼트다. 노스볼트와의 공급 계약이 향후 국내 소재 업체의 유럽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노스볼트와의 공급계약을 맺은 일진머티리얼즈는 2차전지 주가를 눌러오던 배터리 내재화 우려를 덜어내게됐다"며 "계약기간은 10년이지만 노스볼트의 증설 계획을 고려했을 때 2025년까지 현재 계약물량은 다 소화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하나금융투자는 일진머티리얼즈의 목표주가를 기존 6만2000원에서 8만8000원으로 올렸다.

동박은 2차전지 소재 중에서도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공급 부족 수혜를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양극재나 음극재 등 다른 소재는 소재 특성이나 사용처에 따라 공급망이 다양하다. 배터리 생산사가 특정 소재 기업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동박은 다르다. 업체별로 요구하는 사양은 다르더라도 공급망은 제한적이다. 배터리 형태와 사양과 무관하게 필수적인 소재다. 게다가 대량생산이 까다롭기 때문에 단기간에 후발주자가 나오기도 어렵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공급계약으로 그동안 동박 업체에게 부여됐던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정당화됐다"며 "호재 대비 주가 상승폭은 과소평가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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