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은행주 30% 오르자…국내 은행주 목표가 줄줄이 상향
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글로벌 은행주의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국내 은행들의 목표주가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과 가계의 대출이 증가했고, 향후 기준금리 인상시 예대마진(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나머지)이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8일 국내 4대금융지주회사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렸다. KB금융지주의 목표주가는 6만원에서 6만6000원으로 10% 올렸고, 신한금융지주는 4만5000원에서 5만원으로 11% 상향 조정했다. 하나금융지주는 5만원에서 12% 상향한 5만6000원으로, 우리금융지주는 1만4000원에서 7% 오른 1만5000원으로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에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는 게 은행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했다. 경기가 좋아지면 시중금리가 오르는데, 금리가 인상되면 은행의 수익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은행들은 예금이자보다 대출이자를 더 많이 올리는 게 일반적이라 예대마진 등 수익지표가 좋아진다.

미국의 주요 은행 주가는 올해 들어 이미 30% 이상 올랐다.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주가는 연초부터 지난 7일(현지시간)까지 각각 34%, 31% 상승했다. 같은 기간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주가는 각각 23%, 21% 올랐다. 신한금융은 16%, 우리금융은 6% 상승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월 국내 은행업 지수는 전월 대비 9.5%, 3월은 15.7% 상승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경기회복 가시화로 국내외 국채금리가 빠르게 상승해 은행 순이자마진(NIM) 개선이 예상된다"고 했다.

NIM은 금융사가 자금을 운용해 얼마나 많은 순수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국내 은행 업종의 NIM 증가율 예상치를 7%에서 13%로 상향했다. 백 연구원은 "올 1분기 은행 NIM은 전분기 대비 4~5bp(1bp=0.01%)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예상이 맞다면) 2018년 2분기 이후 첫 반등"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의 각종 규제가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도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금융상품 판매가 까다로와진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