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관련 주식이 질주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이들 종목에는 호재가 됐다. 마스크 쓰기가 일상화되자 매년 봄마다 자전거족의 발목을 잡던 미세먼지 문제에서 해방됐다. 재택근무 등으로 생활반경이 좁아지고 배달앱 매출이 늘어난 것도 실적 개선 기대를 키우고 있다.

'1 모빌리티' 호재까지…자전거株 씽씽
7일 삼천리자전거는 전일 대비 10.29% 오른 1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일 연속 올랐다. 한 달간 19% 올랐고, 1년 전과 비교하면 100% 넘게 상승했다.

삼천리자전거는 1979년 설립된 국내 대표 자전거 제조사지만 자전거 타기 좋은 봄철마다 미세먼지가 수요를 갉아먹었다. 하지만 마스크가 생활화된 작년과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18~2019년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삼천리자전거는 지난해 10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올해는 205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매출은 작년 1208억원에서 올해 1448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자전거 시장이 커지면서 수혜도 기대된다. 백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천리자전거의 전기자전거 브랜드 ‘팬텀’의 판매대수는 2018년 1만5000대였으나 올해 2만8000대로 3년 새 2배 가깝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 물량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알톤스포츠는 이날 27.09% 급등한 6990원에 거래를 마쳤다.

NH투자증권은 알톤스포츠의 매출이 올해 591억원으로 작년(449억원)보다 31.6% 늘어날 것으로 봤다. 영업이익도 53억원에서 88억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3년에는 영업이익이 111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간 쌓인 재고를 코로나19가 발생한 작년에 대부분 털었고 올해는 가격 인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도 두 회사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도심에서는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전기스쿠터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탄소 배출이 적고 주차로 골치 썩을 일도 없기 때문이다. 대중교통 후 최종 목적지까지 1~3㎞를 책임지는 ‘라스트 마일(last mile)’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여기에 작년 말 관련 법 개정으로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의 자전거도로 출입이 가능해졌다. 배달의민족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활용하는 배달원이 늘고 각종 공유 앱이 발달한 것도 관련 시장 확대를 점치게 한다.

NH투자증권은 2016년 약 6만 대에 불과했던 국내 마이크로 모빌리티 이용 규모가 내년 20만 대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