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개막을 앞둔 대형 무역·산업 박람회가 줄줄이 온라인 행사로 전환하고 있다. 백신 접종은 시작됐지만 여행 및 입국제한 조치가 유지되면서 전시·박람회의 핵심 플레이어인 기업, 바이어의 발이 여전히 묶여있기 때문이다.지난해 취소 사태를 맞은 대만 컴퓨터산업 박람회 '컴퓨텍스(Computex)'는 올해도 오프라인 행사를 포기했다. 박람회 주최기관인 대만대외무역발전협회(TAITRA)는 최근까지만 해도 올해 행사를 6월 1일부터 4일까지 타이페이 난강전시센터와 타이페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연다는 계획이었다.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선보이기 위해 애피어(Appier)를 기술 파트너로 선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AI와 5G(5세대 이동통신), IoT(사물인터넷), 엣지 컴퓨팅, HPC(고성능컴퓨팅), 사이버 보안, 게임, 스타트업 등 7개 주제도 공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지난달 초 100% 디지털 행사로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TAITRA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인한 국경통제 조치로 기업과 바이어, 미디어의 행사 참여가 어려운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버추얼 컴퓨텍스는 5월 31일부터 6월 30일까지 한 달간 온라인에서 진행된다.독일 게임스컴, 일본 도쿄게임쇼와 함께 세계 3대 게임쇼로 불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도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행사로 전환했다. 지난해 취소 사태를 맞은 E3는 올해 6월 12일부터 15일까지 LA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주최기관인 미국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SA)는 디지털 전환과 함께 모든 프로그램을 무료로 전환했다. 올해 온라인 행사에는 닌텐도와 엑스박스, 캡콤, 코나미, 유비소프트, 테이크투 인터랙티브, 워너브라더스 등이 참여한다. 세계 최대 모바일 산업전시회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는 '반쪽' 행사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일정 연기에도 취소 사태를 피하지 못한 MWC는 올해 6월 28일부터 7월 1일까지 오프라인 행사 개최를 예고한 상태다. 주최기관인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는 지난달 초 카탈루냐 보건 당국의 승인을 받아 별도의 '건강 및 안전계획'을 내놨다.공항 입국과 출국, 이동 중은 물론 행사장에서 72시간 단위로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행사장 진입로 2배 확보, 일방통행 관람동선 운영, 마스크 의무착용 등 겹겹이 방역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존 호프먼 GSMA 대표는 "행사장인 피라 그란비아(fira gran via) 뿐만 아니라 바르셀로나 도시 전체에 코로나 안전지대(버블)를 구축하기 위해 수시 진단검사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매년 대규모 전시부스를 차리던 구글과 페이스북, 오라클, 에릭손, 노키아, 씨스코, BT 등이 줄줄이 불참을 선언한 상태다. 26년 만에 모바일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한 LG전자도 이달 초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3대 통신사 가운데 버라이즌을 제외한 T-모바일, AT&T, 중국의 화웨이 등은 코로나 상황을 주시하며 아직까지 참가 여부를 확정짓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KT와 S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사 역시 참가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매체들은 "유럽 내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높아지면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영국, 미국에서 행사장 방문이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앞으로 상황이 획기적으로 나아지지 않는 한 불참 기업이 더 늘면서 디지털 행사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GSMA는 지난해 한 해 수입의 80%를 차지하는 바르셀로나 MWC가 취소되면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LG전자(066570, www.lge.co.kr)가 고효율 태양광 모듈 신제품 ‘네온 H(NeON H)’를 출시하며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공략한다.LG전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글로벌 기업의 생존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고효율 태양광 모듈 신제품 출시로 친환경 경영을 위한 파트너社로 자리매김 한다는 계획이다.LG전자 ‘네온 H’는 N타입 셀을 적용했다. N타입 셀은 P타입에 비해 공정 난이도가 높으나, 효율이 높아 프리미엄 태양광 모듈에 주로 사용된다. 또 셀 구조가 전면뿐 아니라 후면에서도 빛을 받아들이는 ‘양면발전’ 구조로 발전량이 증가한다. 기온 증가에 따른 발전효율 변화도 -0.33%/℃로 P타입 대비 상대적으로 낮아 안정적인 사용이 가능하다.‘네온 H’는 한 장의 셀을 2개로 분할해 서로 연결하는 ‘하프컷(Half-cut) 기술’을 적용해 고효율을 구현한 제품이다. 하프컷은 셀을 나눠 사용하기 때문에 각 셀에서 발생하는 저항이 낮아져 전력 손실이 최소화 된다.LG전자는 신제품에 21.2%의 모듈 효율을 달성했다. 모듈 효율은 단위면적당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비율을 의미하며, 이 값이 높을 수록 동일한 태양광 설치면적에서 생산하는 전력량이 늘어난다. 또 신제품의 출력은 업체 최고 수준인 390W(120셀 기준)이다.내구성도 뛰어나다. LG전자는 이 ‘네온 H’제품에 대해 25년이 되어도 초기 출력의 90.6%까지 발전성능을 유지한다는 것을 무상 보증한다..LG전자는 이 제품을 이달 초부터 한국,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호주 등 글로벌 시장에 순차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 출시되는 제품은 시장 특성에 맞춰 출력 450W 출력(144셀 기준), 모듈 효율 20.5%를 구현했다.한편,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올해 약 180GW(기가와트) 규모에서 2024년 약 240GW까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LG전자 에너지사업부장 김석기 상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글로벌 기업 생존의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친환경 태양광 발전이 주목받고 있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태양광 모듈 신제품으로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1분기 기업 설비투자 규모가 작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를 늘리는 데다 수출길도 넓혀가는 기업 덕분에 한국 경제도 빠르게 코로나19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 5조원 반도체 설비투자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시설투자와 유형자산 취득을 공시한 기업은 SK하이닉스 이마트 카카오 HMM 대한유화 등 37곳으로 투자금액은 7조9463억원이었다. 작년 1분기 28개사가 공시한 투자금액(2조4028억원)에 비해 231% 늘어난 규모다. 코로나19가 엄습하기 직전인 2019년 1분기 투자금액(5조2506억원)보다도 51.5% 많은 규모다. 1분기 가장 큰 금액의 시설투자·유형자산취득을 공시한 기업은 SK하이닉스로 투자금액은 4조7549억원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 2월24일 초소형·저전력·고성능 반도체 칩을 효율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극자외선(EUV) 장비를 사들이기 위해 조(兆)단위 투자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SK하이닉스는 물론 대덕전자(투자액 700억원), 테스나(324억원) 등 중견기업도 세계적 품귀 현상을 빚는 각종 반도체 생산 역량을 확충하려는 투자 계획을 올 1분기에 발표했다. SK하이닉스에 이어 이마트의 투자규모가 컸다. 이마트는 경기도 화성에 국제 테마파크를 세우기 위해 8669억원을 투자한다고 지난달 공시했다. 카카오가 지난 3월12일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 4249억원을 들여 데이터센터 및 산학협력시설을 구축하는 투자도 눈에 띄었다. 이처럼 설비투자가 늘어난 것은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제품 수출이 늘어난 결과다. 지난달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16.6% 증가한 538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액은 월간 수출액 기준으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 수출은 올해 1월에 전년 동월 대비 11.4%, 2월 9.5% 등 석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출이 뛰면서 기업 체감경기도 급속도로 좋아졌다. 올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3은 2011년 7월(87)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3년 1월~2021년 3월 장기평균(76)도 웃도는 수치다. 체감경기가 살아나자 투자도 과감하게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 공백 메우는 기업투자국내총생산(GDP)을 구성하는 3대축(소비·수출·설비투자) 가운데 하나인 민간소비가 침체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간소비의 공백을 기업의 과감한 투자로 메우고 있는 셈이다.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이 반도체 공장 증축이 왕성했던 2017년(16.5%) 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 투자가 반도체·빅데이터·바이오헬스 등 신성장산업에 몰리는 것도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두 자릿수 증가율은 반도체 경기가 호황기를 보이던 2017년(16.5%)이 마지막이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2018년(-2.3%)과 2019년(-7.5%)에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2020년 기저효과를 바탕으로 6.8%로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는 작년 증가율을 큰 폭으로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을 5.3%로 제시했다. 하지만 오는 5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설비투자와 수출 증가율(7.1%)을 나란히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3%에서 3.3~3.4%로 상향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24일 ‘주요 현안에 대한 한은 총재 문답’을 통해 “수출·설비투자 증가세가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다"며 “올 성장률이 종전 전망치를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