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 본사 앞 로고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LG 본사 앞 로고 모습. /사진=연합뉴스
LG전자 주가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기로 결정하면서 16만원대를 돌파했다. 증권가에서는 모바일(MC)사업부 철수로 영업적자가 해소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결정이라고 봤다. 또 향후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도 추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7일 오후 2시40분 현재 LG전자는 전날 대비 1000원(0.63%) 내린 15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전자는 이날 장 초반 2% 넘게 오르며 16만3500원까지 치솟았으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전환했다.

LG전자 주가는 전날 MC사업부 철수를 공식화한 지 하루 만에 16만원대로 올라섰다. LG전자 오는 7월31일자로 스마트폰 생산과 판매를 종료하기로 확정했다. LG전자의 MC사업부가 2015년 2분기부터 작년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만큼, 시장에서는 사업 철수를 호재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MC사업부 철수는 지난 1월부터 예견됐다. 당시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본부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모바일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LG전자는 MC사업부 매각을 위해 베트남 빈그룹, 독일 자동차그룹 폭스바겐 등과 접촉했다. 그러나 구매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결국 두 달 만에 사업부를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증권업계 평가는 긍정적이다. LG전자의 MC사업부 철수 직후 대신증권(23만원), KB증권(22만원), 키움증권(22만원), 삼성증권(22만원), 하이투자증권(23만원) 등 9개 증권사가 LG전자의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22만원이다. 현 주가보다 38% 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는 진단이다.

KB증권은 LG전자의 실적 개선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올 2분기부터 MC사업부 영업 중지에 따른 효과로 분기 기준 3000~4000억원의 영업적자가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LG전자의 순이익은 3조원으로 MC사업부 영업정지에 따른 일회성 비용을 고려해도 영업이익 증가폭이 더 클 것"이라며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MC사업부 중단 사업효과를 고려할 경우 전년(4945억원) 대비 크게 늘어나면서 1조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도 LG전자가 MC사업부 철수를 결정함에 따라 올해 이후 영업이익과 현금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사업 철수 공식화로 기업가치가 상승했다"며 "순부채 감소효과 등을 반영해 기업가치를 기존 30조9000억원에서 33조8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역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스마트폰 산업 환경을 감안해 사업 철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실적 대비 주가 수준(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이었던 스마트폰 사업의 철수에 더해 가전, TV, 전장부품 사업 존재감 부각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LG전자는 창사 이래 분기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올해 1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18조8057억원, 영업이익 1조517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역대 최대 실적이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