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익 총괄국장·허재영 부문장
KIC서 180조 국부 굴렸던 2인
AIIB 민간투자국서 '호흡' 맞춰
국가 TO 아닌 역량 인정돼 발탁
"신흥시장에 좋은 딜 기회 많아"
AIIB 민간부문 투자 이끄는 'KIC 듀오' "확실한 성과 내 후배들 해외진출 길 넓힐 것"

“국내 전문가의 국제기구 진출이 활발한데 아직 투자 부문은 저조합니다. 우리가 성과를 잘 내서 후배들에게 길을 터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세계 103개국이 출자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민간투자 분야는 한국투자공사(KIC) 출신 ‘듀오’가 주도하고 있다.

2016년 8월 AIIB 민간투자국 총괄국장을 맡은 이동익 전 KIC 투자운용본부장(CIO)에 이어 이달부터 민간투자국 핵심 투자영역인 사모주식투자(PE)부문장(상무급)으로 허재영 전 KIC 사모주식투자실장이 합류했다. 중국 베이징에 본부를 두고 있는 AIIB는 2016년 출범해 올해로 5년 된 국제기구다.

초기에는 기여금 비중에 따라 나라별로 주요 보직을 배정했다. 이 국장과 허 상무 등은 AIIB에 지원을 해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은 사례다. AIIB가 한 해 운용하는 자금 규모는 100억달러(약 11조20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3조원가량이 이 국장이 총괄하는 민간부문 투자에 할당된다. AIIB가 프로젝트에 직접 융자를 할 뿐 아니라 민간에서 조성된 사모펀드와 사모대출상품 등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이 국장은 인도네시아 1만7000여 개 섬에 위성인터넷 인프라를 확충하는 프로젝트를 주도해 AIIB에서 ‘올해의 딜’로 뽑히기도 했다. 그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투자 분야 후배들에게 국제기구에 진출해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해 AIIB 업무에 도전했다”며 “KIC의 대체투자 노하우를 접목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국내 기업과 운용사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AIIB에 투자를 요청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예를 들어 한국전력이 인도네시아에 발전시설을 공급하기 위한 그린본드를 발행한다거나, 국내 PEF가 동남아 개도국 인프라 투자를 위한 펀드를 조성할 경우 AIIB의 투자 및 융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AIIB가 중국을 위한 일대일로 투자에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완전한 오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중국은 거의 투자를 받지 못하고 터키, 중앙아시아 국가, 인도, 인도네시아 등 상대적으로 저개발된 국가가 AIIB의 투자 영역”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국장은 “AIIB는 2030년까지 민간투자 비중을 20%에서 50%로 높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교통과 통신 등 아시아 지역의 연결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를 특히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허 상무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아직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을 선진국 자산 위주로 구성하고 있다”며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서도 한국이 ‘메인스트림(주류)’을 형성하고 있어 좋은 딜 기회를 얻을 여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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