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주일 주가 13% 상승
분할 이후 기업가치 확대 기대
"합산가치 오히려 줄 것" 의견도

"명확한 지배구조 개편계획 필요"
SK텔레콤(302,000 +0.50%)은 여의도 증권가에서도 역사에 남을 종목으로 꼽힌다. 단순히 통신 1위 사업자여서가 아니다. 1990년대 말 2만원(액면분할 후 기준)대였던 주가는 2000년대 초 50만원을 넘어섰다. 여의도에서는 SK텔레콤을 초기에 발굴해 큰돈을 벌거나, 스타 펀드매니저가 된 사람들의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진다.

하지만 이런 지위는 오래가지 못했다. 2010년 들어 통신사업의 성장이 정체됐고, 요금인하가 발목을 잡았다.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왔지만, 통신사로선 막대한 자금을 기지국 설치에 쏟아부어야 했다. 이 여파로 주가는 지난 5년간 박스권에 갇혔다. 그랬던 SK텔레콤 주가가 최근 상승세다. 지배구조 개편 계획이 발표되면서다. 하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2018년 최고가 근접
지배구조 개편하는 SKT…질주 계속될까

2일 SK텔레콤은 1.44% 오른 28만1000원에 마감했다. 7거래일간 주가가 13% 상승했다. 지난달 25일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기대가 커졌다. 상반기 전에 개편안이 발표되고, 정부의 승인을 거쳐 올해 안에 지배구조 개편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SK텔레콤을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리하는 인적분할안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SK텔레콤의 이동통신부문이 사업회사로, SK하이닉스 ADT캡스 11번가 등 비통신 부문이 지주회사로 들어가는 구조다. 인적분할을 거치면 기존 주주들은 사업회사와 지주회사의 주식을 지급받게 된다. 지주사는 SK 그룹 내에서 중간지주사가 된다.

투자자들이 기대를 거는 것은 인적분할 시 회사의 전체 기업가치가 확대됐다는 점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분할 이후 재상장 첫날 합산가치가 2조9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까지 확대됐다. 현대산업개발(3조5000억원→4조4000억원), 현대중공업(12조5000억원→16조8000억원) 등도 시가총액이 확대됐다.
긍정론과 비관론 팽팽
지배구조 개편하는 SKT…질주 계속될까

NH투자증권은 분할 후 SK텔레콤의 합산가치를 현재 시총인 22조6895억원보다 높은 27조3000억원으로 전망했다. 통신사업에 갇혀 있었던 자회사들의 가치가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브로드밴드, ADT캡스 등이 대표적이다.

목표한 시가총액까지 오르려면 주가는 현재보다 20% 올라야 한다. 최근 주가가 올랐음에도 상승 여력이 더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는 배경이다. 최근 분기배당을 발표한 점도 호재가 됐다. 배당총액은 늘지 않지만 외국인과 패시브 자금 유입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인적분할 후 합산가치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통신사업이라는 특수성과 그룹 지주사인 SK와 합병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근거다. 사업회사는 순수 통신사가 되기 때문에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중간 지주회사는 SK와 합병하면서 가치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다.
“명확한 개편안 필요”
SK텔레콤의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개편안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아직 발표되지 않아 긍정론과 부정론이 교차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분할 이후 사업회사와 중간지주회사의 명확한 포지셔닝과 구체적 그림을 발표해야 투자자들의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산가치가 줄어들지 않으려면 사업회사를 키우겠다는 명확한 의지가 필요하다. 성장성이 높은 콘텐츠 자회사를 중간지주회사가 아니라 사업회사에 떼어주는 식이다. 최근 SK텔레콤이 투자를 발표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웨이브가 대표적이다. 성장성이 입증되면 밸류에이션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통신사업이 턴어라운드 구간에 있어 과거 10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수준에서 책정되던 밸류에이션이 13~14배로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중간지주회사가 SK와 합병하지 않거나 미룰 것이라는 언급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금처럼 중간지주회사가 SK에 합병할 것으로 시장에서 보고 있으면, 중간지주회사의 가치가 지배구조 개편 직후부터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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