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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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2조250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건설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취임 직후 1조9000억달러 규모의 부양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킨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붓는 안을 또다시 내놓은 것이다.

이 계획은 도로 2만마일(약 3만2186㎞)과 다리 1만 개 재건, 시골까지 초고속 통신망 확장, 깨끗한 물을 위한 납 파이프라인 교체, 제조업 투자 등을 골자로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계획을 통해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미국이 중국과 경쟁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프라 투자 계획에는 도로·교량·항구 등을 재건하는데 약 6200억달러, 깨끗한 식수 공급을 위한 상수도 개량 및 고초고속 데이터 통신망 투자 등에 6500억달러, 제조에 5800억달러, 노령층·장애인 돌봄시설 투자에 4000억달러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원 마련을 위해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연소득 40만달러 이상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37%에서 39.6%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료=U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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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경기부양책이 초기 단계에 놓여 있는 지금 우리는 다음 몇 가지를 강조하고자 한다.

우선 이 프로젝트는 공화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공화당이 인프라 투자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증세는 미국의 경쟁력을 해치고 산업 생산 비용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린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집중 투자가 석탄 산업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이 법안을 오는 7월4일까지 하원에서 통과시키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7~8월 상원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수 있지만, 상원 통과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이 다수석인 하원과 달리 상원의 100석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50 대 50으로 동률이어서 공화당 협조가 없으면 법안 처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당연직 상원 의장인 부통령의 표까지 계산하면 민주당이 51석으로 다수석이다. 하지만 공화당은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절차인 필리버스터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필리버스터를 끝내고 표결로 들어가려면 60명의 찬성표가 필요하기 때문에 민주당 의석만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민주당에서는 필리버스터 적용을 예외로 할 수 있는 예산조정권을 우회로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지난달 코로나19 예산안 처리 때도 공화당이 반대하자 예산조정권을 택했다.

논란이 적지 않지만 이번 경기부양안은 미국 경제에 순풍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기부양안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미국 반도체 제조에 500억달러, 전국 연구소 역량 강화에 400억달러가 투자된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을 상대하는 미국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바이든 대통령은 식품 안전, 공장과 자동차의 디지털화 등 기술 및 과학에 투입하는 자금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1740억달러를 미국산 전기차 확대를 위해 투자한다는 점도 관심이다.

전반적으로 볼 때 이번 경기부양안으로 가장 혜택을 많이 받는 부문은 5세대(5G) 이동통신과 그린테크, 헬스테크 등이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수주 안에 사회 인프라를 겨냥한 '아메리칸 패밀리 플랜'이라는 이니셔티브를 발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의료, 교육 등 앞으로 10년간 구조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야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

정리=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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