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특발성폐섬유증 신약 후보인 'BBT-877'에 대한 독성 이슈를 해소했다고 1일 밝혔다. 관련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회의(C타입 미팅)를 신청했으며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연내 임상 2상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BBT-877은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5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됐다. 이후 작년 11월 베링거는 약물의 발암 가능성을 이유로 권리반환을 결정했다.

브릿지바이오는 권리반환 후 발암 가능성의 이유인 디옥시리보핵산(DNA)의 직접 손상이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이라고 봤다. 회사의 자체 실험 및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임상위탁기관(CRO)를 통해 BBT-877의 세포 독성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DNA의 손상이 고농도 약물 처리에 따른 세포사멸로 나타난 '위양성 결과'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FDA는 발암 가능성을 보는 혜성 분석(Comet assay)에서 양성이 나올 경우, 양성의 이유가 약물의 유전독성에 따른 것인지 세포사멸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추가 실험을 요구하고 있다"며 "세포사멸에 의한 것이란 결론을 도출해 FDA에 자문회의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세포사멸을 원상복귀시키는 약물도 있어서 BBT-877의 개발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게 브릿지바이오 측의 판단이다.

회사 관계자는 "타입C 미팅의 결과는 오는 6월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과가 긍정적이라면 이르면 연내 임상 2상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경쟁사의 개발 중단으로 BBT-877의 가치가 더 커질 것으로도 기대 중이다. 갈라파고스는 지난 2월 오토택신 저해제 후보물질의 임상 3상 중단을 결정했다. 이로써 같은 오토택신 저해제인 BBT-877은 계열 내 최초 개발(first-in-class) 의약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회사 관계자는 "베링거가 BBT-877의 반환을 결정한 이유 중에는 추가 독성실험을 하면 갈라파고스와의 개발 격차가 더 벌어진다는 것도 있을 것"이라며 "BBT-877은 퍼스트인클래스로 거듭났고, 동물실험에서 갈라파고스의 약물보다 우수한 효능 및 안전성을 확인한 만큼 기대가 크다"고 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