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과 관련해 주주들과 갈등을 빚었던 유수홀딩스(옛 한진해운홀딩스)가 지난 30일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주당 500원으로 확정했다. 2016년 이후 5년 만에 실시하는 배당인 데다 최초 이사회가 제안한 주당 250원보다 두 배 늘어난 금액이다. 업계에서는 행동주의 투자자가 최은영 회장 등 오너 일가를 본격적으로 압박하자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수홀딩스는 30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 확대 및 자사주 매입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방안을 의결했다.

이날 주총에서 유수홀딩스는 배당금을 주당 500원으로 결정했다. 소액주주 측의 요구인 주당 1000원에는 못 미치지만 최초 이사회 안보다 두 배 많은 금액으로 시가배당률은 약 8% 수준이다.

또 향후 3년간 연결 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고 매년 잉여현금흐름의 10~30%를 배당하겠다고 공시했다. 오는 5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1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도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올해 신규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주총 전날인 29일 회사 측이 갑작스레 주주환원 규모 확대 등을 담은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공시해 눈길을 끌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소액주주인 네비스탁 등 행동주의 투자자가 오너 일가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압박하자 회사 측이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소액주주 측은 유수홀딩스가 최근 여의도 건물 매각 등으로 시가총액의 두 배가 넘는 막대한 현금을 확보했음에도 신사업 투자나 주주환원 없이 대주주 일가 보수만 높게 지급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2018년 등기이사에서 내려온 최은영 회장과 그의 딸인 조유경 전무는 유수홀딩스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유수홀딩스는 자체 사업은 없고 종속회사인 싸이버로지텍과 유수로지틱스 등의 지배를 목적으로 하는 순수 지주회사다. 최대주주는 최 회장 및 특수관계인으로 총 47.05%를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가 차지한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38.04%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