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코로나 백신 접종률 차이가 국가별 경제 성적표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백신 보급이 빠른 선진국이 글로벌 경제 회복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30일(현지시간) 배포한 자료에서 “미국의 대규모 부양책과 백신 배포 확대로 올해 및 내년 세계 경제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IMF는 지난 1월 성명에서 올해 세계 경제가 5.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전망치는 다음주에 공개할 예정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올해 경제 전망이 전반적으로 밝지만 국가별 성장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가마다 백신 접종률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다음달 19일까지 미국인의 90%가 백신 접종 자격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도 7월까지 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접종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국가가 적지 않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국과 중국이 경제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이들 국가의 성공이 다른 나라에도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건 아니다”고 했다.

내년까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사태에 따른 1인당 국민소득 손해액이 선진국에선 11%(코로나 이전 대비)인데 비해, 개발도상국(중국 제외)에선 20%에 달할 것이란 게 그의 추산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국의 빠른 경제 회복이 급격한 금리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신흥국에서의 자금 유출을 가속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