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주총 뜨겁게 달군 '3%룰'

한국앤컴퍼니, 30일 주총 표대결
이사·감사위원 선임에 변수 될 듯

소액주주에 휘둘린 대한방직
주주제안으로 신임 감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때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이 올해 주주총회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감사위원 선임을 통해 이사회에 진입할 수 있어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 감사위원 선임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정기 주총에서도 3%룰로 인해 소액주주에게 감사위원 자리를 내주거나 기업 측이 추천한 감사위원을 선임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형제 분쟁' 한국앤컴퍼니…'소액주주 반란' 대한방직

형제간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앤컴퍼니(16,300 -1.51%)(옛 한국타이어그룹)는 30일 주총에서 사내외 이사와 감사위원 선임 등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인다. 이날 주총에선 3%룰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차남 조현범 사장 측은 김혜경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를 감사위원으로 내세웠다. 앞서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은 회계투명성과 기업가치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감사위원으로 추천했다.

'형제 분쟁' 한국앤컴퍼니…'소액주주 반란' 대한방직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국민연금은 조 부회장이 제안한 이 교수 선임 안건에 찬성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율은 5%가 안 된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다른 기관투자가와 개인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날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44,400 -1.44%) 주총에서도 조 부회장은 이혜웅 비알비코리아 어드바이저스 대표를 감사위원으로 추천했다. 국민연금은 이 대표의 감사 선임도 찬성하기로 했다.

지분 구조(지난해 말 기준)로만 보면 조 사장의 지분(42.90%)이 조 부회장의 지분(19.32%)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3%룰에 따라 감사위원 선임에는 각각 지분이 3%로 제한되기 때문에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소액주주와 충돌을 거듭하고 있는 대한방직(43,650 -0.46%)의 지난 26일 주총에선 주주 제안으로 추천된 안형열 후보가 비상근 감사에 선임됐다. 대한방직 소액주주들이 주주 제안 안건으로 올린 사내·사외이사 선임과 감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총 4건의 안건은 부결됐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3년 임기의 신임 감사를 이사회에 진입시키는 데는 성공한 것이다.

대한방직의 최대주주는 지분 19.88%를 갖고 있는 설범 회장이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5.61%다. 기관투자가를 제외한 소액주주의 지분율은 31.86%다.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감사 선임 안건이 부결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대주주 지분율이 3%로 제한되면서 소액주주의 주총 참여가 저조한 코스닥시장 상장사를 중심으로 감사 선임이 불발되고 있다. 휴림로봇(961 -1.94%), 코맥스(6,300 -4.69%), 한국전자인증(10,150 -0.49%), 위더스제약(13,000 -1.14%), 선도전기(3,540 -2.34%), 세기상사(6,160 0.00%) 모두 주총에서 감사 선임에 실패했다.

3%룰과 소액주주들의 반대가 맞물리면서 감사 선임에 실패한 기업도 있다. 일진전기(5,670 +1.07%)는 주총에 문채주 후보를 상근 감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지만 부결됐다.

이 같은 상황은 올해부터 시행된 상법개정안의 영향이다.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기업은 감사위원 한 명을 사내이사와 별도로 선임해야 한다. 특히 이사회에서 분리되는 감사위원은 대주주 지분율이 아무리 높더라도 의결권이 최대 3%로 제한된다. 대주주를 견제하고 기업 경영을 잘 감시하라는 취지로 도입됐다. 대주주 지분율이 절대적으로 높지 않은 기업의 경우 2·3대 주주나 소액주주들이 연대해 감사위원 선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증권사 관계자는 “주주 제안을 통해 원하는 사내이사를 선임시키기는 어렵지만 감사위원 선임은 상대적으로 수월해진 게 사실”이라며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기업의 경우 감사위원 자리를 확보해 이사회에 진입하려는 시도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정/임근호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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