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영의 Money 읽기
(43) 나무와 숲 동시에 보기

FOMC 직후 인플레 우려 반응처럼
'나무'에만 집중하면 방향성 못 읽어

경기회복·금리 안정·달러 약세 등
매크로 변수, 주식 투자자에 유리
"투자환경 '숲'을 보라…올해도 나쁘지 않다"

주식 투자자는 갖춰야 할 게 많다. 나무와 숲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능력이 대표적이다. 자신이 투자한 종목(나무)을 지켜보면서 국내와 해외 시장(숲) 상황도 살펴야 한다.

나무와 숲은 시장을 보는 시간의 길이에도 적용된다. 매순간 혹은 매일의 ‘단기간 시장’이 나무라면 수개월 또는 1년 이상의 ‘장기간 시장’은 숲이다.

지난주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전후해 숲은 제쳐두고 나무만 보는 경향이 매우 강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시장금리가 들썩이는 상황에서 FOMC는 ‘저금리 지속’을 밝혔다. 시장은 처음엔 안도했다. 그러나 하루를 버티지 못하고 시장금리가 치솟았다.

FOMC가 “투자자가 우려하는 (정책)금리 인상은 없다”고 못 박았지만, “아냐, 인플레 압력을 못 버티고 금리를 빨리 올릴 거야”라고 의심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았다는 얘기다.

"투자환경 '숲'을 보라…올해도 나쁘지 않다"

지난 20일자 이 글을 통해 ‘FOMC라는 깔딱고개를 넘었으니 적어도 3개월은 벌었다’는 내용을 전했다. 그러자 “무슨 소리, 인플레가 여전히 시장의 이슈인데”라는 반응이 많았다. FOMC 후에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1.74%까지 치솟았으니 이런 반응이 나올 만했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나무’(단기간 시장)에만 집중한 결과다. FOMC의 메시지는 더없이 명확했다. “(물가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고용을 볼 거야. 고용이 회복되려면 최소 2년은 기다려야 해”라며 인플레 우려에 단호함을 보였다.

채권시장이나 주식시장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거래하는 곳이다. 누군가는 FOMC의 메시지에 공감했지만 다른 사람은 의심을 품었다. 이렇게 서로 다른 판단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그 결과가 채권 금리와 주가로 종합된다.

매순간, 매일의 결과인 ‘나무’에만 집중하면 좀 더 긴 기간의 방향성을 읽을 수 없다. FOMC 직후 인플레 우려 반응이 이런 경우다.

펀드매니저 A씨는 “FOMC가 2년짜리 장기 정책을 내놨는데 그것을 믿을지, 말지는 각자의 선택”이라면서도 “Fed가 확고한 기조를 밝힌 만큼 시장금리가 계속 뛰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주 들어 안정세를 보이는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1.74%를 다시 넘는다면 그것은 FOMC의 정책 실패로 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부동산 정책을 내놨는데 다수가 그 정책의 효과를 의심하고 집을 사서 집값이 더 뛰는 경우 정책 실패를 거론하게 된다”며 “현재로선 FOMC에서 이런 정책 실패가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숲’에 집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경기 회복 기대감, 금리 안정세, 달러 약세 등 세 가지 포인트가 지속되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는 방법이 있다.

증권가에선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고 있으니 경기 회복 기대감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유럽에서 확진자가 증가한 것은 백신 보급에 따른 노이즈란 평가다.

금리 안정세에 대해선 A씨 같은 의견이 우세하다. 달러 약세와 관련해선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매우 다양하긴 하지만 최근엔 미 국채 금리와 맞물려 움직이는 경향이 강했던 만큼 금리 안정세와 궤를 같이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런 매크로 변수의 흐름은 매순간, 매일의 ‘나무’가 아니라 수개월의 ‘숲’을 보는 식으로 살펴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이들 매크로 변수의 흐름은 적어도 국내 주식 투자자에겐 유리한 분위기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작년엔 뭘 사도 수익이 짭짤했다. 지금은 코스피지수 3000 상황이다. 그래도 유리한 매크로 변수를 감안할 때,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지만 않으면 만족할 만한 성과는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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