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상승으로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금융주들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금융주뿐만 아니라 아시아 대형 금융주도 주목할 만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리상승發 반등' 준비 끝낸 亞금융주…"신한·하나금융 상승 여력 크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는 25일(현지시간) 시가총액 100억달러가 넘는 아시아 대형 은행 중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목표주가 대비 상승 여력이 큰 종목 10개를 선별해 공개했다. 지난 24일 종가 기준 상승 여력이 가장 큰 곳은 중국 핑안은행이었다. 올 들어 6% 올랐는데 앞으로 목표주가까지 31%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

핑안은행 주가는 지난 2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지난해 좋은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순이익은 3% 늘었다. 부실자산 비중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실대출 비율이 1.18%로 전년 말 대비 0.47%포인트 줄었다. 핑안은행 다음으로는 중국 장수은행과 인도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의 상승 여력이 각각 27%, 26%로 2, 3위를 차지했다.

한국 금융사 두 곳도 리스트에 포함됐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약 10%, 하나금융지주는 19% 상승하며 금리 상승의 수혜를 누렸다. 리피니티브는 두 회사 주가가 각각 21%, 18%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리스크도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국내 5대 금융지주와 외국계 은행에 2020년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총액 비율)을 20% 이내로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손실 흡수 능력을 확충해둬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금융지주들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잇따라 분기 배당 계획을 발표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신한금융지주는 25일 분기 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날 2.14% 오른 데 이어 26일 1.95% 오른 3만6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주를 포함한 경기민감주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야누스헨더슨인베스터스의 새트 뒤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 자금이 경기민감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며 “배당 매력이 높은 금융주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은행의 주가가 올 들어 크게 올랐다. 상승률 상위 10대 은행 중 5개가 일본 은행이었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과 유초은행은 올 들어 각각 33%, 28% 상승했다.

정부의 저금리 정책 장기화로 일본 은행의 주가는 오랜 기간 억눌려 있었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스미토모미쓰이파이낸셜그룹 등은 해외로 사업 영역을 넓힌 덕분에 금리 상승의 수혜를 누릴 수 있었다고 CNBC는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제퍼리스 관계자는 “일본 대형 은행은 소형 은행과 비교해 해외 금리의 영향을 더 받게 된다”며 “소규모 은행보다는 대형 은행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