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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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솔루션 업체 지어소프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부진에도 호실적을 내놔 관심을 끈다. 자회사 새벽배송 업체인 오아시스 덕에 작년 매출만 2300억원이 넘었다. 게다가 오아시스는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을 계기로 이커머스 업체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진 덕에 기업가치가 급격히 불어났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어소프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258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1595억원보다 62.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억2000만원 적자에서 99억9000만원 흑자로 전환했다. 순이익도 1억4000만원 손실에서 97억2000만원 흑자로 돌아섰다.

지어소프트가 호실적을 낸 배경은 자회사 오아시스가 높은 성장세를 보여준 덕분이다. 같은 기간 지어소프트의 개별 기준 매출액은 548억원으로 전년(504억원)보다 겨우 8.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순이익은 6억5000만원 적자에서 6억3000만원 흑자로 전환했다.

반면 오아시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67.6%, 1420.1% 늘어난 2386억원과 98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모회사 지어소프트의 실적을 견인한 셈이다.

오아시스는 2011년 10월 우리소비자생활협동조합 출신 직원들이 설립한 회사다. 오프라인 마트로 사업을 시작했으며, 현재 5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8년 10월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하면서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로 탈바꿈했다. 지어소프트는 작년 말 기준 오아시스 지분 79.43%를 보유하고 있다.

기업가치 1년만에 1400억→3150억원 껑충

사진=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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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는 몸값도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앞서 지어소프트는 자회사 오아시스가 보통주와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해 약 15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머스트벤처스,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 펜타스톤인베스트먼트 등이 오아시스가 발행하는 신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잔금납입은 다음달 1일로 예정됐다.

이번 투자유치 과정에서 책정된 오아시스 기업가치는 3150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5월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당시 인정받은 1400억원에 비해 125% 높은 수준이다. 불과 1년도 안돼 몸값이 2배 넘게 오른 것이다.

현재 오아시스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대표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선정했다. 주관사와 협의해 공모 규모와 가격을 산정한 뒤 올해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오아시스 기업가치가 높아지면서 모회사인 지어소프트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전날 지어소프트는 전 거래일 보다 50원(0.24%) 오른 2만1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인 지난해 3월2일 종가(6320원)에 비해 233% 높은 수준이다.

정민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대기업들이 잇따라 새벽배송 서비스에 진출해 산업 내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오아시스는 '유기농 신선식품' 부문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충성 고객군들의 점유율을 지켜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도 오아시스는 공격적인 오프라인 매장 확장, 신규 물류센터(제3센터) 증설, 새벽배송 일수 증가를 통해 꾸준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