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에서 전통 미디어 기업들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하고 있다. 전통 미디어 네트워크 회사들은 유료 TV 시장 침체로 한때 성장 가능성이 거의 안 보였지만 최근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미국 거대 미디어그룹인 비아콤CBS(VIAC)는 18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4.79% 오른 96.76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나스닥지수가 3% 넘게 급락한 가운데서도 주가가 큰 폭으로 뛴 것이다. 비아콤CBS는 2019년 12월 합병 이후 나스닥에서 거래되면서 주가가 지지부진했지만 올 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주가 상승률은 159.7%에 달해 최근 가장 빠르게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종목으로 꼽힌다.

다큐멘터리 전문 채널로 유명한 디스커버리(DISCA)도 이날 2.54% 오른 75.95달러에 장을 마쳤다. 디스커버리 역시 올해 갑자기 오르기 시작해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이 152.4%를 기록 중이다.

두 미디어 기업은 최근 스트리밍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비아콤CBS는 이달 초 ‘파라마운트+’를 리뉴얼해 서비스를 시작했고, 디스커버리도 지난해 12월 ‘디스커버리+’를 내놨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밀려 TV 시장의 성장세가 세계적으로 둔화하자 이들 업체도 스트리밍 서비스로 활로를 뚫기 시작했다.

미디어뿐 아니라 영화관과 테마파크도 다시 문을 열기 시작하면서 디즈니(DIS), 라이온스게이트(LGF.A), AMC(AMC) 등도 주가가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 세계 최대 영화 체인인 AMC는 올 들어 7배가량 주가가 상승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