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했다. 경기가 큰 폭 반등해도 2023년까지는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파월은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경제 지표의 상당한 진전을 확인할 때까지 통화 확장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FOMC는 연 0~0.25%인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또 월 120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지속하기로 했다.

파월은 연내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이 시작될 것이란 시장 우려와 관련, “테이퍼링은 거론할 시기가 아니다”며 “우리가 신호를 줄 때까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물가가 일시적으로 2% 이상으로 오르더라도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동시에 올해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을 크게 올리며 경제 회복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Fed는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부양책 덕분에 올해 미 성장률이 6.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12월 예측치(4.2%)보다 2.3%포인트 높여 잡은 것이다. 현실화하면 1984년(7.2%) 후 37년 만의 최고 기록이다. 올해 성장률 목표로 ‘6% 이상’을 제시한 중국을 앞지를 수도 있는 수치다. 미 성장률이 중국을 능가한 것은 1976년이 마지막이었다.

지난달 6.2%를 기록했던 미 실업률은 연말에 4.5%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3년엔 완전 고용 수준(3.5%)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 채권수익률은 하루 만에 크게 올랐다. 18일 장중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일 대비 6.58bp(1bp=0.01%포인트) 오른 1.749%로 뛰었다. 유로존 국채 수익률도 동반 상승했다. 이 여파로 S&P500선물지수, 나스닥 선물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원50전 내린(원화 가치 상승) 달러당 1123원70전을 기록했다. 환율은 7원70전 하락한 1122원50전에 출발했지만 이후 낙폭 일부를 반납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44%포인트 떨어진 연 1.133%에 마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김익환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