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 레이섬에 위치한 플러그파워의 수소에너지 생산 기지. 플러그파워 제공
미국 뉴욕주 레이섬에 위치한 플러그파워의 수소에너지 생산 기지. 플러그파워 제공
미국 수소연료전지 업체 플러그파워의 주가가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또 급락했다. 전날 “회계장부상 오류를 확인했다”고 공시한 데 따른 여파다. 플러그파워는 주당 3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이날 나스닥 시장에서 플러그파워 주가는 개장 직후 20%가량 급락한 뒤 결국 7.85% 떨어진 39.33달러로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전날에도 8.14% 하락했다.

플러그파워 주가가 연일 약세를 보이는 건 2018년 이후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회계상 오류가 있었다고 전날 공시한 데 따른 영향이다. 이 회사는 연구개발(R&D) 비용 분류와 특정 용역 계약의 손실 처리 등에서 기술적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불법적인 행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플러그파워는 또 “올해 4억7500만달러, 내년 7억5000만달러 등 종전 매출 목표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회사는 글로벌 수소연료전지 업체 중 생산(업스트림)에서 저장·운송(미들스트림), 공급(다운스트림)에 이르는 전 과정을 모두 갖춘 유일한 업체로 꼽히면서 작년부터 주가가 10배 넘게 뛰었다.

플러그파워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앤디 마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19일부터 보유 지분을 잇따라 매각해 3700만달러 이상 손에 쥐었다고 CNBC가 이날 보도하기도 했다.
수소연료전지 업체인 플러그파워 주가는 올 1월 10년 만의 최고치를 찍은 뒤 하락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업체인 플러그파워 주가는 올 1월 10년 만의 최고치를 찍은 뒤 하락하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올 1월 26일 장중 75.49달러로 10년 만의 최고치를 찍은 뒤 하락해 왔다. 1999년 나스닥에 상장됐던 플러그파워는 닷컴 버블이 최고조에 다다랐던 2000년 주당 1565달러의 역사적 고점을 찍기도 했다.

월가에선 플러그파워의 주가 전망에 대해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트루이스트증권은 “추가 상승에 한계가 있다”며 목표 주가를 종전 65달러에서 42달러로 대폭 낮췄다. 투자 의견도 ‘매수’에서 ‘보류’로 조정했다.

반면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로스 캐피탈의 크레이그 어윈 애널리스트는 “플러그파워엔 올해 호재가 많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회계 오류에 따른 주가 하락은 투자자에게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정보 업체인 팩트셋에 따르면, 플러그파워에 대한 월가의 목표 주가는 주당 63달러 수준이다.

한편 SK㈜와 SK E&S는 올해 1월 해외 자회사를 통해 플러그파워 지분 9.9%를 매입했다. 매입 가격은 주당 29달러 정도로, 총 16억달러 규모다. SK그룹은 플러그파워의 최대주주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